아! 드디어 깨달았다. 이 모든 소동들... 빵 회장부터 라면 상무, 남양 유업사태에 이어 윤창중에 이르기까지… 이것이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특히 이 중 두건은 미국의 사법당국이 개입되지 않았으면 사건화조차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라면 상무가 탄 대한항공이 한국행이었다면? 윤창중이 한국에서 여대생 엉덩이를 허락 없이 주물렀다면? 이라는 가정을 해본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에서 소위 지배세력을 형성하는 돈과 권력을 쥔 자들은 여전히 전근대적 인간관계가 온존되는 봉건질서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빵 회장은 L호텔의 주차관리요원을 대감 집에서 일하는 문지기 취급한 것이며, 포스코의 왕 상무는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를 여종으로 생각한 것이고, 남양 유업의 관리소장은 대리점주를 자신의 논을 붙여먹는 소작농으로 대했고, 윤창중은 인턴 여학생을 원님 행차시 하룻밤 수청을 들어줄 기생쯤으로 생각했다.
따지고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도 다를 것이 없다. 국민을 가난에서 구해주신 ‘성군’ 박정희의 여식으로서 당연히 왕권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많은 국민들의 머릿속에 남아있었던 것은 아닐까? 쉽게 말해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아니었다면 대통령 당선이 가능했을까?대한민국에서 부와 권력은 대부분 세습된다. 부는 세습이 쉽지만 권력은 그렇지 못하므로 국민들은 조선시대에 사대부가 과거에 매달리듯, 죽기 살기로 대학입시에 매달린다. 그 결과 대학조차도 취업준비와 고시 준비하는 학생들로 인해 학문의 전당으로서 그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대부분의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시험공부를 하는 곳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러고 보면 언제 한번 시민세력이 완전히 승리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4.19는 5.16으로 짓밟혔고, 광주항쟁은 군부의 총칼로 짓밟혔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마치 시민혁명이 필요 없다는 듯 주저하거나 자만하여 스스로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미주 한인이 한국에 갈 때마다 조금씩 느끼던 불편함의 실체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뿌리 깊은 봉건성... 이걸 뿌리 뽑지 못하는 한 이런 일은 계속될 것이다. 정권 교체만으로 시민혁명이 가능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의 화신이라고 할 자본 세력마저 ‘거래’보다는 ‘하청’을 좋아하고, ‘판매’보다는 ‘밀어내기’를 더 좋아하는 나라, 법을 엄중히 지켜야 할 사법세력이 스스로 법을 부정하는 ‘전관예우’를 당연시 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인 것이다.
멀리 떨어져 동포로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인다. “그냥 그러고 사세요”라고 하기엔 너무나 미안하고. “우리 힘을 합쳐 어떻게 좀 해 봅시다”라고 하기엔 너무 고착화되어 있고, 거기에 물든 우리 자신도 그런 사고가 어느 정도 내재화되어 있다.
미주 한인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답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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