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 계세요? 제 소식 궁금하지 않으세요? 제가 이렇게 잘 컸어요. 꼭 들려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지금 행복하고, 축복 속에 살아요. 이런 행복을 엄마와 함께 나누고 싶은데…."
1976년 12월14일 출생해 5개월 만에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미시간으로 입양된 후 뉴욕에서 활동한 멜리사 라울리(37·사진))씨가 모국 땅을 처음 밟고는 친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쏟아냈다.
15일부터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한 라울리 씨는 "서울 길가에 버려졌고 홀트의 위탁모에게 5개월간 자라다가 미국에 보내졌다"면서 "홀트에서 ‘전현경’이란 한국 이름을 지어줬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뺐지만 어렸을 때 왼쪽 눈 밑에 커다란 점이 있었다"고 신체의 특이사항까지 알려주며 "나를 낳아준 엄마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행사 기간에 짬을 내 홀트아동복지회를 방문했다. 원래 기록이 없어 친부모에 대한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찾기 위해서다. 다행히 입양 가기 전 자신을 키워준 위탁모가 오세선(74)씨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세선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요. 저에 관해 뭐라도 더 알고 싶기 때문이에요. 이 할머니를 어떡하면 찾을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런데 이분이 연로해서 살아 계실지 모르겠어요. 살아 계시기를 빌고 있어요."
4세 때 겉모습이 남과 다른 걸 알고 자신이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다는 그는 양부모한테서 입양 사실과 함께 "잘 키우겠다"는 말을 들어 정체성의 혼란은 없었다고 한다.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사립학교에 다녔고 뉴욕주의 이타카 칼리지에서 언론정보학을 배웠다.
대학 졸업 후 CNN과 AP통신에서 취재 기자로 활동했다. 뉴욕 증권거래소를 출입했고 LA에서는 할리우드 소식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등 영화 시상식장을 누비며 톱스타들을 인터뷰했다.일 욕심이 많아 결혼도 안 하고 있는 그는 현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의 네트웍 통신회사인 ‘시스코 시스템’과 인터넷 미디어 ‘허핑턴포스트’에 칼럼을 쓰고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촉진하는 콘텐츠 전략을 의뢰받아 짜주고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회사 ‘인센티비즈’(Incentivize)를 운영하기도 한다.
"프리랜서처럼 일하기 때문에 월급이 일정치는 않지만 월 900만원에서 1,500만원정도 벌어요. 이번에 한국 방문도 자비를 들여왔어요. 유럽과 코스타리카를 여행할 계획도 세우고 있지요. 저 이 정도면 성공한 거죠?"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그는 이번 포럼의 온라인 교육 패널로 참가한 친구 제러미씨의 추천으로 방한했다. 입양 스토리도 캐내고, 창업 아이템을 찾기 위한 여행이다. 이달 20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는 귀국 전 김대열 홀트아동복지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할 계획이다. 한국의 입양 현실과 문제점 등에 관해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할 생각이다.
"한국 사람들 아주 좋아요. 공손하고 배려심 많고, 항상 웃어요. 또 오고 싶어요. 그런데 한국말을 못해 낯설기도 해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밖에 몰라요."
앞으로 미국내 입양 한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기자에게 "엄마를 꼭 좀 찾아 달라"고 재차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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