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바이오기술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창립한 엘리자베스 홈스(32) 최고경영자(CEO)의 재산 추정액을 45억 달러(5조4천억 원)에서 0 달러로 수정한다고 1일 밝혔다.

포브스는 비상장 기업인 테라노스의 기업가치 추정액을 90억 달러(10조7천억 원)에서 8억 달러(9천500억 원)로 하향 조정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포브스는 지금까지 테라노스가 유치한 투자 금액과 이 회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감안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기업 가치를 재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홈스는 테라노스의 지분 50%를 갖고 있으나, 회사가 청산될 경우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투자자들은 잔여 재산 분배에서 우선권을 갖는 우선주를 갖고 있으나 홈스는 보통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홈스는 스탠퍼드대 화학공학과에 다니던 2003년에 학교를 그만두고 19세의 나이로 테라노스를 차린 후 피 몇 방울만으로 수십 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해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테라노스는 지금까지 7억2천400만 달러(8천640억 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2014년 투자 라운드 당시 기업 가치는 90억 달러(10조7천억 원)로 평가됐다.

전 세계 부호들의 재산 추정액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포브스는 1년 전 발표한 ‘미국의 자수성가한 여성 부자들’ 명단에서 홈스를 1위로 꼽았다.

그러나 작년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기술의 유효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후 홈스는 사기 등 혐의로 검찰 수사와 보건·금융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 있는 테라노스의 연구 시설도 폐쇄될 위기에 몰려 이 회사가 정상적인 영업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