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과실을 더욱 달고 맛있게 하려는가! 선뜻 다가설 것 같았던 시원한 바람이 다시 무더위로 바뀌었다. 그래도 절기를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병신년 9월15일에, 음력으로는 8월15일에 우리 명절 추석이 있다. 한가위, 가배, 중추절이라고도 하는 우리나라의 명절은 서양과는 달리 음력 절기에 따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달과 연관이 많다. 특히 보름달과 밀접한 관계가 많은데 추석은 일년 중 정월 보름과 함께 달이 가장 큰 날이다. 이 날은 설날, 단오와 함께 큰 명절 중의 하나다.
추석이 다가오면 들판에는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들도 영근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햅쌀밥과 햇과일 송편을 빚어 조상의 산소에 성묘하고 제사를 지낸다. 함께 즐기는 풍속으로 강강술래, 달맞이, 소싸움, 길쌈, 농악, 씨름, 줄다리기 등 많은 민속놀이가 있지만 지금은 사라진 것들도 많다.
차례는 ‘백장청규’에서 부처님께 차를 올리던 유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부처님에 대한 감사, 풍성한 가을과 자연에 대한 감사, 형제 이웃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하고자 차례를 지내고 예경을 드리며 고향을 찾아 성묘를 하고 집안의 어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점에서 중요한 명절이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풍습은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비교되지만 실제 내용면에서는 많이 다르다. 서양의 추수감사절은 문화와 종교적인 면이 어우러져 감사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추석 명절은 조상님의 은덕을 기리고 천지만물에 감사하며 세세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특히 불가에서는 일체 중생인 살아있는 사람은 깨달아 이생을 행복하게 살며 조상님 역시 후손의 감사와 부처님의 가피로 함께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시식(음식을 베품)을 한다.
오늘날 추석은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온 나라 안이 민족 대이동이라 할 만큼 객지에 분산 되어 생활하던 대부분의 친척이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안부와 생활했던 것들을 서로 나누는 나눔의 자리이다. 선물도 나누고 정도 나누는 그래서 가족들의 끈끈한 가족애와 화합을 다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민사회에서는 이같은 자리도 마련되기 쉽지 않다. 이런 까닭으로 법화사에서는 이국만리에서 합동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동포들과 함께 조촐하나마 조상님께 차례를 올린다. 이 법회에는 불자뿐 아니라 어떤 종교든 가리지 않고 함께 조상들께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한다. 동참한 모든 분들이 조상영가의 왕생극락과 조상님의 은덕으로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원만히 이루어지기를 발원하고. 더불어 송편과 햇음식 마주하고 망향을 달래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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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스님 법화사 주지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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