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이슈-5차 주말집회… 서울 150만 비롯 전국 190만 모여
▶ 대통령 지지도 4%로 사상 최저. 여당 지지도 3위로 추락

박근혜 대통령 퇴진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까지 행진한 학생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
바람이 불고 눈·비가 내렸지만 촛불집회는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타올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 농단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주말 촛불집회가 26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처음으로 청와대 턱밑까지 행진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기온이 크게 떨어졌지만 종전 집회처럼 가족과 함께 나온 시민들이 여전히 많았다. 유모차를 끌고 온 30대 부부들도 종종 보였다.
첫눈에 비까지 내린 추운 날씨 탓에 참가자가 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집회가 시작되자 전국에서 주최측 추산 190만명(연인원), 경찰 추산 33만여명(순간 최다인원)에 이르는 인파가 주요 거리를 메웠다. 서울 도심에만도 150만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은 27만명)이 참여해 11월 12일 3차 집회(주최측 추산 100만명)를 웃돌았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늘어난 인파는 북쪽으로는 율곡로와 사직로, 남쪽으로는 프레스센터, 동서로는 새문안로와 종로까지 가득 들어찼다.
본 행사에 앞서 오후 4시쯤부터 세종로사거리를 출발해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 신교동로터리 등 청와대 인근을 지나는 3개 경로로 사전 행진이 진행됐다. 이로써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포위하듯 에워싸는 ‘청와대 인간띠 잇기’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서쪽 신교동로터리는 청와대에서 불과 20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경찰은 당초 광화문 앞 율곡로 북쪽 구간 행진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최측이 이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여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이 가능해졌다. 다만 법원은 청와대 인근 행진은 일몰 시간인 오후 5시30분까지로 제한했다. 대다수 참가자는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되돌아갔으나 일부가 남아 경찰과 대치하며 청와대를 향해 시위를 계속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본 행사를 마치고 오후 8시쯤부터 사전 신고된 8개 경로로 청와대 방면까지 2차 행진을 시작했다. 통의로터리와 창성동 별관에서는 자정 넘도록 경찰과의 대치가 이어졌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주최측은 이날 오후 8시 참가자들이 1분 동안 일제히 촛불을 끄는 ‘1분 소등’ 행사도 진행했다.
이날 서울 외에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는 물론 부산, 광주 등 주요 지역에서 집회가 이어졌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말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강원도 춘천 사무실 앞에서도 시민 2,0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이 촛불을 들었다.
반면 보수단체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은 서울역 광장에서 1만명(경찰 추산 1,000명)이 참가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 하야 반대 구호를 외쳤다.
한편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최저 수준인 4%로 떨어졌다고 한국갤럽이 4일 발표했다. 한국갤럽이 1988년 대통령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래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갤럽이 지난 22~24일 1,004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3.1%포인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응답자의 4%만 긍정 평가했고, 93%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 지지도는 지난주까지 3주째 역대 최저치인 5%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주 1% 포인트 더 떨어졌다. 동시에 새누리당 지지도 또한 창당 후 최저치를 경신하며 국민의당에도 밀려 3위로 추락했다. 정당별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34%, 국민의당 16%, 새누리당 12%, 정의당 7%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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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 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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