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메릴랜드 볼티모어 인근, 교인 수 50여명의 아주 작은 감리교회는 시당국으로부터 경고장과 더불어 일정기한 내에 노숙자를 교회로부터 퇴거치 않을 경우 1만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시키겠다는 경고서한을 받았다. 교회의 1년 예산이라야 벌금액수의 10배 조금 넘는 교회재정상 엄청난 규모의 벌금이라 교회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것 같다.
얼마 전부터 교회 밖 의자를 베개 삼아 노숙자가 밤잠을 자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그대로 두었는데 교회와 담을 하고 있는 이웃의 불평신고로 사단이 났다고 한다. 이유는 오물 냄새인 것 같다. 그러나 이 교회는 교회의 근본정신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는 참다운 믿음의 성전인 것 같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 가난한 이들, 병든 자,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아주어야 한다는 말은 어느 교회를 막론하고 늘 강조하는 바다. 그 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있지만 교회안과 밖에서의 생활태도가 일치하는가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인도 국부, 간디가 생전에 “왜 교회에 안 나가십니까?”라는 질문에 “단 한명의 진실한 신자가 있다면, 왜 안나가겠느냐”는 유명한 일화가 생각난다. 노숙자에 대한 불평을 시당국에 했던 교회 이웃도 아마도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는지?
지난 17일자 신문에는 프란시스코 교황이 자신의 생일(12월17일)을 맞아 노숙자들을 초대해 식사를 하셨다는 기사가 났다, 또 한참 전에는 노숙자들을 식사해 초대했는데, 아무도 오질 않아 연유를 알아본즉 자신들이 목욕을 오랫동안 하지 못해 심한 냄새가 나, 초대에 응할 수 없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길거리에 샤워 시설들을 설치해 평소에 노숙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 그들과의 식사약속도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테레사 수녀께서도 생전에 인도를 방문하니 그곳 유지들이 성찬을 준비하고 초대를 했으나 다른 이유를 대고 점잖게 사양하시고는 빈자들을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렵게만 느껴지고 우리들과는 격이 한참 다르고, 한없이 높을 것만 같은 이들은 과연 어떤 분들이실까? 이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아주 상식적인 것을 매일의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실천 하시는 분들이신 것 같다.
성탄절을 해마다 관례적, 외형적으로만 맞이할 것이 아니라, 훌륭하신 분들을 조금이라도 닮아보려는 연습을 하는 성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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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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