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고 베링해협 위에서 알래스카를 바라본다
비를 맞으며 녹아내리는 얼음 덩어리들이 멀어져간다
높고 푸른 하늘 밑 눈 덮인 산맥
야윈 듯이 젖어만 간다
미국의 자존심 마지막 땅덩어리
보물섬보다 더 많은 꿈들이 눈 속에 묻혔는데
빗물이 내려와 할퀴고 간다
산 보다 물이 높아 보인다
이글루를 지을 수 없어 에스키모가 살지 않는
눈썰매 대신 자동차가 있고
시퍼런 물살 속으로는
파도 소리마저 빠져들어 간다
안개로 가려진 바다 저 편
무너져 내리는 산들의 신음이 굉음으로 퍼지고
기회를 포착하려는 사진사의 환호성 소리
나를 슬프게 한다
희비가 엇갈리는 대자연의 무게를 안고
알래스카는 사라져 가나
커다란 털모자의 구릿빛 원주민은 이미 사라져버린 땅
알록달록 차려 입은 관광객
알래스카의 부두는 주인 잃은 항구
뿜어내는 고동소리는 사람들을 삼키고
방주처럼 문을 닫는다
매연이 구름 속으로 스며들고
물꼬리를 그리며 멀어져 간다
알래스카를 다녀오는 길에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눈썰매에
그리운 마음을 실었다
알래스카여, 영원하라!
<정애경 워싱턴 문인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