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효도는 셀프다”라는 문구가 한국에서 한때 유행했었다. 골자는 효도를 강요하지 말고 자녀들이 알아서 하게끔 하라는 것이다. 짧은 문구에서도 보이듯, 부모가 자녀에게서 효도를 받는 것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면에 부모세대 즉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도 자녀에게 끊임없이 퍼주면서 희생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의 삶의 질에 더 신경을 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의 은퇴생활을 독립적으로 영위하고자 하는 이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내리 사랑’ 또한 현 시대에서 점점 동떨어진 이야기가 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유산상속법 계획 또한 이런 현실을 많이 반영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살아있을 때 자녀에게 대부분의 재산을 ‘증여’해서 자녀 몫을 챙겨주려는 이보다, 본인 사후 쓰고 남은 재산이 있으면 ‘상속’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더 늘고 있다. 한번 사는 인생 나부터 충분히 쓰고 그 후에 자녀에게 상속으로 남기자는 추세인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증여 후 자녀에게 증여한 재산을 다시 받고자 연락하는 고객도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이다.
상속분쟁의 대상이 형제/자매간 일 때가 많다. 부모가 남긴 ‘선물’을 본인이 처음부터 받아야할 ‘권리’로 착각해서 일어날 때도 허다하다. 부모가 살아있을 때는 “효도는 셀프다”를 외치다가 부모 사후, ‘내리 사랑’이 공평하게 오지 않았다고 상속분쟁을 일으키는 경우인데 변호사 입장에서조차 안타까울 경우가 종종 생긴다. 타인과의 분쟁에서는 오히려 객관적으로 판단하면서 가족끼리 분쟁에서는 감정으로 더 사태가 악화되는 경우를 목격할 때 또한 많다.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결국 부모가 남긴 돈을 법정에서 쓰게 된다면 어느 부모가 그 분쟁을 환영할까 싶다.
상속분쟁 케이스의 예를 리빙 트러스트를 만들러 오는 고객들에게 많이 알려주는 편이다. 특히 제대로 효도하지 않는 자녀를 ‘상속’을 통해 혼내고자 하는 고객들 즉, 특정한 자녀를 상속에서 제외시키거나 아니면 상속배분을 적게 해서 부모의 상처받은 마음을 간접적으로 자녀에게 알려주고자 할 때, 부모사후 자녀 간에 생길 수 있는 파장에 대해 알리고자 많이 이야기를 한다. 그 방법이 나쁘기 때문에 상속분쟁의 케이스의 예를 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족 간에 ‘대화’를 이끌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자녀와의 관계도 ‘효’라는 의무적인 관계에서 상호호환 관계로 많이 바뀌고 있다. 결국 더 이상 부모가 일방적으로 희생한 것에 대해서 자녀가 의무적으로 ‘효도’를 해야 하는 연속적인 세상이 아니라 ‘가족’으로써 서로 상호 작용을 하는 교환관계로 이전되고 있다. 결국 상호작용의 가장 큰 핵심은 ‘대화’이다.
어떤 고객은 자녀양육이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하루에도 몇 번 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또 다른 고객은 성인자녀와의 관계 단절을 번지점프를 하듯 어딘가에서 계속 추락하는 느낌이라고 비유를 했다. 롤러코스터도 여러 명이 손잡고 타면 두려움이 좀 덜해 질수 있고 번지점프 또한 서로 손을 맞잡고 하면 추락했다가 올라오는 기쁨을 같이 누리는 건 아닐지 주제넘은 이야기일지 모르나 고객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다.
이민생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행복한 삶’에서 화목한 가정은 필수요소가 아니겠는가? 고객들에게 유산상속법 사무실을 하는 것이 즐겁다라고 종종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의 성공담/실패담을 들으니, 고객과의 만남이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흥미롭다.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나눠야할 이들이 손님들의 가족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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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진 유산상속법 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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