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대 고소득 젊은 층 사이에 폭발적 인기, 지점 없이 체킹어카운트·ATM 등 서비스 제공
▶ ‘주거래 은행’ 으로서 신뢰와 수익모델은 과제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뱅킹 스타트업 레볼룻은 유럽 전역에 275만 고객을 갖고 있다. 최근 앱에 기반한 은행들이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런던> 그렉 스티븐슨은 영국 동부지역 자신의 4베드룸 집의 재융자를 받으려했다. 그런데 일이 뒤틀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은행인 TSB가 고객정보를 새 컴퓨터로 옮기려다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수일 동안 그는 자신의 구좌에 접속하거나 이체를 할 수 없었다. 분노가 치미는 일이었다. 또 은행의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스티븐슨은“마치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돈을 돌려야했고 구좌에 접속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약 200만 TSB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힌 지난 4월의 시스템 붕괴는 스티븐슨에게 새로운 결정을 내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영국의 스타트업인 몬조로 자신의 돈을 옮겼다. 몬조는 유럽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외형적 지점들 없이 체킹어카운트와 ATM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 가운데 하나이다. 모든 거래는 앱으로만 이뤄진다.
이른바 ‘핀테크’로 불리는 이런 기업들은 세계 최대은행들을 따라 잡으려 힘써왔다. 하지만 몬조 같은 기업이 상당수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대부분 20대와 30대인 약 200만명의 유럽 고객들이 지난 2년 새 이런 스타트업에 가입했다. 다행히 유럽의 완만한 규제와 벤처캐피탈 유입으로 이런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정부관계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거대 금융기관들의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해왔다. 이들은 스타트업들이 전통적 은행들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기관들은 소규모 신생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금융상품을 선보이기 전에 이를 먼저 시험해보고 당국의 피드백을 받도록 하는 ‘규제의 모래상자’(regulatory sandbox) 같은 정책을 채택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일부 정책결정자들이 신규은행을 손쉽게 오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음에도 진전은 더디다. 주정부들은 감독기능을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으며 라이선스가 없는 금융 스타트업들은 전통은행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야만 예금을 받을 수 있다.
유럽 규제책임자들의 지원은 시장 진입 기업들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외국에서의 지출과 송금 등의 수수료를 깎아주었다. 지난해 몬조는 독자적으로 고객의 예금을 유치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런 업체가 아직 없다. 몬조의 공동창업자인 올 33세의 톰 블롬필드는 “우리 규제기관들은 전향적으로 사고한다”고 말했다.
금융 역시 많은 산업들을 재편하고 있는 기술적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고객들과 비즈니스들은 새로운 페이먼트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온라인 대출기관들과 헤지펀드는 복잡한 알고리즘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적인 소매 은행거래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블롬필드는 지적했다.
그런 가운데 다른 스타트업들처럼 몬조 또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현금 없는 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미래의 고객들이 서비스 직원들과 텍스트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면 지점은 필요 없게 된다. 보다 상세한 지출 분석은 고객들의 지출 통제에 도움이 된다. 소매 공간과 텔러 없이 운영을 하게 되면 기업으로서는 경비가 절감되고 이 돈으로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할 수 있다. 블롬필드는 “인터넷 덕에 과거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전통적 비즈니스들은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시작한 몬조는 영국의 거대은행들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물고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젊고 부유한 고객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몬조의 고객 90만명 가운데 약 75%가 40세미만이다. 남녀 비율은 거의 같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5만파운드(미화 6만5,000달러)로 영국인 중간소득의 거의 두 배다. 몬조의 고객은 하루 2,000명꼴로 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은행들 앞에는 많는 과제들이 놓여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이다. 모기지를 비롯한 높은 이자율의 대출 상품 없이는 앱과 기본 체킹 어카운트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지난해 몬조의 손실은 3,310만 파운드로 네 배나 늘었다. 몬조는 고객들이 다른 금융기관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 거래가 이뤄지면 몬조는 수수료를 받게 된다. 몬조는 오버드래프트와 ATM 수수료로 약간의 수익을 얻고 있으며 1,000파운드까지의 단기융자 상품을 실험중이다.
이런 스타트업들이 좀 더 성장하게 되면 규제문제와 사기꾼들에 의한 피해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전통은행들은 안전망의 하나로 고객예금 가운데 일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고객들의 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은행으로서는 수익내기가 그만큼 힘들어진다. 몬조는 고객 예금을 받으면서 이런 규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스타트업들은 관성의 법칙과도 싸워야 한다. 사람들은 은행을 쉬 바꾸지 않는다. 기존의 모기지 때문일 수도 귀찮아서일 수도 있다. 몬조 고객들 가운데 자신들의 페이첵을 몬조 어카운트에 넣는 사람은 4분의 1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고객들은 저렴한 외화거래와 송금 등을 이용하기 위한 추가 구좌로만 사용한다. 몬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티븐슨 조차도 재융자를 위해 다른 지역은행을 찾았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과연 예금을 하고 빌 페이먼트를 하는 주거래 은행을 바꿀 것인가가 큰 숙제”라며 “경험 상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전통은행들도 새로운 추세에 적응하고 있다. JP모건은 핀이라 명명된, 모바일에 초점을 맞춘 뱅킹을 시험 중이다. 이 서비스는 몬조와 유사한 세이빙과 버짓 세우기용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도 온라인 세이빙과 대출 프로그램인 마커스를 선보였다. 이것을 사용하는 고객은 이미 150만명을 넘어섰다.
블롬필드는 젊은 고객들이 결국은 몬조의 보다 수익성 높은 다른 금융서비스들로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몬조는 곧 1억파운드의 새로운 투자 유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럴 경우 몬조는 유럽의 가장 큰 스타트업 가운데 하나가 된다. 몬조는 새로운 투자를 내년 중 미국에 진출하는데 사용할 계획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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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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