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 이례적으로 참석, 긴축정책 선회 강하게 시사, 지난달 고용지표 호조에 비둘기 발언, 투자자 고무

제롬 파월(왼쪽부터) FRB 의장과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전 FRB 의장 등 지난 2006년 이후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어온 전현직 수장이 4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 중 진행된 공동 인터뷰에서 청중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연합>
지난해 12월 시장의 불안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증시 추락에 기름을 부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세계 경제학계 최대 행사인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며 지난해부터 시장에 팽배하던 FRB발 긴축 공포를 잠재웠다.
경제학자 1만3,000여명이 모인 자리에 현직 FRB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참석해 시장의 집중 관심을 받은 파월 의장은 학회 첫날인 지난 4일 전직 FRB 의장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올해 통화정책을 경제상황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으며 물가가 안정적인 상황이면 금리정책에 인내심(patient)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FRB가 역사적으로 상황에 따라 정책을 조절해왔으며 “항상 정책 기조를 크게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올해가 2016년과 같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FRB가 긴축 행보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던 2016년을 언급했다.
FRB는 2016년 당시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으나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금리 인상을 보류하고 연말에 한 차례만 금리를 올린 바 있다. 2016년에 대한 언급은 올해도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확산하면 2016년 같은 정책 변화를 단행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파월 의장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정책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조절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며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연초 미 경제계의 최대 행사인 전미경제학회에 파월 의장이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전 FRB의장과 함께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기조 변경이 사실상 발표되자 행사장인 매리엇 마르키즈 호텔은 크게 술렁였다.
이날 학회에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중남미 등에서 1만3,000여명의 경제학자 및 정책 당국자, 기업인·금융인 등이 참석했다. 시장에서는 메가톤급 뉴스가 발표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는 분석과 함께 파월 의장이 시장이 정확하게 기대했던 선물을 내놓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미경제학회장인 버냉키 전 의장이 파월을 직접 초청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울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투자자와 시장을 크게 고무시킨 것은 절묘한 타이밍도 한몫했다. 전현직 FRB 의장 3인방의 공동 인터뷰에 앞서 미 연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31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을 사실상 FRB가 오는 3월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파월 의장은 또 FRB의 보유자산 축소도 문제가 된다면 주저 없이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비둘기 신호를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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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 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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