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즐겨찾는 소주 시장에 모델 전쟁이 시작됐다. 주요 한국 소주의 얼굴인 모델들이 새 얼굴로 교체되면서 저도주 전쟁에 이어 이미지 전쟁에 돌입하는 형국이다.

한국 소주 모델 교체에 따른 이미지 경쟁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업계 선두답게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다.

참이슬의 새 모델은 인기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으로, 지난해 12월 앞서 5년 동안 참이슬 모델로 활약한 가수 아이유의 뒤를 이어 참이슬의 새 얼굴이 됐다.

참이슬의 이슬같은 깨끗함과 아이린의 다채로운 매력이 잘 어울려 참이슬의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는 것이 하이트진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상무는 “아이린은 브랜드 평판 조사 결과 가장 돋보이는 스타성을 가지고 있어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참이슬에 대항해 모델 교체 카드를 빼어든 또 다른 소주업체는 무학이다. 무학이 ‘좋은데이’의 새 얼굴로 영입한 새 모델은 외식사업가 겸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이다. 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백종원씨는 ‘3대천왕’에 이어 최근 ‘골목식당’을 통해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백씨의 순박하면서도 일에 대해서만은 냉철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좋은데이’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로 평가돼 전속모델로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가수 겸 배우 수지를 2016년부터 대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모델로 활용하고 있는 롯데주류는 수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소주업체들이 모델 선정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광고 모델 변경이 판매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효리주(회오리주)’ 열풍이었다. ‘처음처럼’은 이효리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면서 5년 간 20억병을 판매하면서 점유율을 11%에서 15%로 끌어 올렸다. 모델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런 점에서 백종원을 새 모델로 영입한 무학 ‘좋은데이’는 내심 매출 신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좋은데이’ LA총판인 ‘BWS그룹’의 관계자는 “백종원씨가 새 모델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한국 본사로부터 전해 받은 상태”라며 “LA에 언제부터 새 모델을 활용한 이벤트가 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백씨가 한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만큼 좋은데이 판매신장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주업계의 새 얼굴들을 LA에서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참이슬’과 ‘좋은데이’는 교체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여서 새 모델이 적용된 제품들이 제작과정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주지역 홍보는 별도로 모델측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품이나 광고 등에 모델의 모습을 적용하게 되면 6개월에 3억~4억원(26만~35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한인마켓 매니저는 “참이슬을 ‘아이유소주’라고 불릴만큼 소주 모델이 한인 소비자들에게 주는 영향은 꽤 큰편”이라며 “변경된 모델들의 얼굴 모습이 담긴 소주들이 한인들에게 인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