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가 올해 은퇴하는 근로자보다 이론적으로 두 배 이상 은퇴자금을 쌓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계산일 뿐, 실제로 노후자금을 마련해도 올해 은퇴하는 근로자보다 윤택한 생활을 누리기엔 부족하다는 의견 또한 함께 제기됐다.

지난 1일 금융 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는 씽크탱크 ‘어반인스티튜트’의 통계를 소개하며 올해 30대에 접어드는 평균 소득의 밀레니얼 세대가 현재 세법과 연금법 및 401(k)와 IRA 등 연금 프로그램을 적용할 때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은퇴하는 근로자들의 은퇴자금 50만 달러보다 2배 많은 100만달러를 모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체는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사회보장연금과 기형적인 물가상승으로 비롯된 저축부족 등이 현실적으로 은퇴자금 마련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만약 어렵게 100만달러의 은퇴자금을 모았다고 해도 베이비부머 세대와는 다른 밀레니얼 세대의 환경으로 인해 윤택한 생활을 누리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먼저 매체는 2016년 미 재무부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지출이 소득을 초과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현 구조상 축적된 신탁기금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2034년에는 기금이 모두 고갈되어 이후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 혜택을 받는 수탁자는 약속된 혜택의 75%만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후연구를 실시하는 ‘트랜스아메리카 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의 80%가 ‘사회보장제도로부터 온전한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체는 평균수명의 연장과 의료비용의 상승이 함께 맞물려 밀레니얼 세대의 은퇴환경을 어렵게 만든다고 전했다. 어반인스티튜트에 따르면 현재 은퇴를 앞둔 근로자들의 기대수명은 1940년 사회보장제도가 만들어질 당시 은퇴한 근로자들에 비해 6년 이상 증가했다.

또한 현재 평균적으로 62세에 은퇴를 결정하는 근로자들에게 사회보장제도가 90세까지 약 28년의 기간을 보장하는 연금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100세까지 기대수명이 상승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해당 금액이 매우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제도적으로 밀레니얼들이 은퇴연금을 축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가사회보장국의 통계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3분의 1만이 은퇴연금을 납입하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의 납입금 중간값은 1만9,000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육아비용, 보험비와 의료비 등을 합친 포괄적인 의료비용 물가 상승폭이 임금 상승폭에 비해 훨씬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1975년 당시 25세에서 34세 사이 남성 근로자의 25%가 연소득 3만달러 미만이었던 반면 2016년 해당 연령대 남성 근로자의 41%가 연소득으로 3만달러 미만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레이트는 “사회보장제도가 파산될 확률은 극히 드물지만 은퇴를 미뤄가며 연금을 불리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어쩌면 밀레니얼 세대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