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흑인 억만장자 로버트 F. 스미스가 조지아주 모어하우스 대학 졸업식 기조연설 중 졸업생 396명의 학자금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는 깜짝 발언으로 ‘키다리 아저씨’가 됐다.
같은 날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를 깜짝 방문, 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 기금은 이 학교의 ‘라이츠 온’ 프로그램에 사용하게 된다. 학생들이 치안이 불안한 길거리로 내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여름이면 매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청소년들을 위한 여가, 교육에 쓰여진다.
최근 미국에서는 치솟는 교육비와 학자금 대출이 사회 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다. 현재 총 학자금 부채는 1조5,000억 달러가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매년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 1인당 평균 3만달러의 빚을 지고 사회에 나온다.
과거 1960~70년대 한국에서 상아탑이라는 말 대신 학비에 부모의 허리가 휘는 현상을 빗대 ‘우골탑(牛骨塔)’이라는 말이 있었고, 현재도 학자금 부채와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는 자조어린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다.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에서도 학자금 부채와 부의 편중으로 인해 점점 ‘아메리칸 드림’ 성취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앞의 로버트 스미스와 오프라 윈프리처럼 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한 리더들의 기부가 있어 희망적이다.
스미스는 “학생들의 학위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 추후 부와 성공, 재능, 열정을 주위에 나눠달라”며 ‘배운 자의 도덕적 책무’와 ‘나눔의 철학’을 당부했다.
지난 주말 이곳 버지니아 타이슨스에서 열린 한미교육재단 49주년 행사 및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광자 이사장도 “바람직한 사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교육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교육재단은 이날 6명의 장학생에게 1천달러씩의 장학금을 주었다. 작년부터는 조지메이슨대학 한국어 수강생 중 1명에게도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으며, 올 가을 한국학과 개설에 맞춰 별도의 장학금을 전했다.
교육은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 효과가 드러나는 것은 아닐지라도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롱텀 사업이다. 가정과 이웃, 지역사회가 함께 이뤄나가는 팀웍이다.
워싱턴 지역에도 성공한 기업가들과 부와 명예를 성취한 한인들이 꽤 많지만 아직까지 장학금을 쾌척했다는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들에게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가 들려오길 기대하며 푸른 5월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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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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