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별로 낙태금지 가능…워싱턴ㆍ오리건은 ‘낙태허용’

낙태권리를 옹호하는 지지자들이 24일 연방 대법원 앞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 공식 폐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연방 대법원이 24일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판결을 공식 폐기했다.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낙태권 존폐 결정은 각 주 정부 및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약 50년간 연방 차원에서 보장됐던 낙태 권리가 크게 후퇴했다는 평가가 미국 언론에서 나오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낙태 찬반 논쟁이 격화하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다수 의견문에서 대법원은 “헌법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그런 권리는 헌법상 어떤 조항에 의해서도 암묵적으로도 보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에 언급 안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있기는 하나 그런 권리는 이 나라의 역사와 전통에 깊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하며 질서있는 자유의 개념에 내재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이제 헌법에 유의해서 낙태 문제 결정을 국민이 선출한 대표에게 돌려줄 때”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1973년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對) 웨이드’판결을 내렸으며 이 판결은 1992년 '플랜드페어런드후드 대 케이시' 사건 때 재확인됐다.
대법원은 1973년 1월 '7 대 2'로 내린 '로 대(對) 웨이드' 판결에서 여성의 낙태 권리가 미국 수정헌법 14조상 사생활 보호 권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태아가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약 임신 28주) 전까지는 여성이 어떤 이유에서든 임신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따라 각 주의 낙태 금지 입법은 사실상 금지되거나 사문화됐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의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률에 대한 심리에 들어가면서 이번에 결국 판결이 뒤집히게 됐다.
대법원은 이날 '로 대 웨이드' 판결과 상충하는 미시시피주의 낙태금지법을 유지할지 여부에 대한 표결에서는 6대3으로 '유지'를 결정했다.
이어 '로 및 플랜드페어런트후드 대 케이시' 판결을 폐기할 지 여부에 대한 표결에선 '5대 4'로 폐기를 결정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정부에서 보수 성향의 대법관이 잇따라 임명돼 연방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으로 평가되는 등 대법원이 보수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에 대해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권리가 아니라고 결정하면서 주별로 낙태 문제와 관련한 입법과 정책 시행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캘리포니아 등은 기존대로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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