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많은 도시 직장인들로 토박이들 고난 겪어

멧하우 밸리 자연환경 / 트위스프 상공회의소 사진
노스 캐스케이드산맥 동쪽 자락에 자리 잡은 멧하우 밸리의 조용한 마을들에 최근 시애틀지역에서 젊고 돈 많은 재택근무자들이 떼로 이주해와 토박이들이 예상 못했던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마자마, 윈스롭, 트위스프, 파테로스, 칼튼, 멧하우 등 산간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멧하우 밸리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서부개척시대 분위기를 풍기며 화랑과 고물상 등도 많아 연중 행락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뉴 노멀’이 된 후 산골생활의 여유와 멋스러움을 찾아 이주하는 도시 젊은이들로 인구가 갑자기 폭증하면서 집값이 뛰는 바람에 토박이들이 홈리스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멧하우 밸리가 속한 오캐노건 카운티 인구는 2020년 센서스에서 10년 새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매년 실시되는 인구동향 조사에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7월까지 1년 남짓 기간에만 1.3%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킹 카운티 인구는 0.8% 감소했다.
현지 비영리경제단체 ‘트위스프웍스’에 따르면 멧하우 밸리의 상주인구는 6,400여명, 팬데믹 이후 들어온 일시거주자는 4,380여명이다. 토박이 주민들 중 약 30%는 소매업이나 행락사업에 종사한다. 이들의 가구당 연소득은 평균 5만7,779달러, 재택근무 이주자들의 중간소득은 20만2,000달러이다.
지난 2년간 집값이 14.7%(평균 10만5,000달러)나 폭등해 현재 주택 중간가격이 49만9,000달러에 달한다. 한 양조업자는 뒤채를 확장하고 트레일러도 구입해 집 없는 종업원들을 입주시켰다. 특히 밖으로 이주했다가 돌아온 주민들이 골탕을 먹고 있다.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턱없이 부족한 아파트의 입주순서를 기다리면서 친지들의 거실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다.
주택문제만이 아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검진이나 치료를 위한 병원 대기기간도 길어져 울며 겨자 먹기로 마을을 떠나는 노인들이 속출한다. 멧하우 전체 주민들 중 약 40%가 60세 이상 노인들이다. 정부인가를 받은 탁아소도 한 개 뿐이다. 이를 확장하려해도 너무 비싼 집값 때문에 외부에서 직원들을 충원할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토로한다.
지난 2017년 설립된 멧하우 주택신탁기금은 그동안 자체소유 토지에 서민주택 26채를 지어 판매했고 향후 5년간 이를 총 74채로 늘릴 계획이다. 그 밖에도 수십 개의 비영리단체들이 서민주택을 확충할 다양한 방법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대니카 리디 이사장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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