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이임’ 남가주한국학원 박형만 이사장
▶ ‘분규단체’ 맡아 4년 간 운영·재정 정상화 업적, 3번째 이사장 임기… 자비로 건물보수 등 ‘헌신’
“40년간 애정 쏟아… 이사로서 계속 지원할 것”
남가주한국학원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4년 간의 임기를 마치는 박형만 이사장이 계속해서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사장직은 내려놓지만, 남가주한국학원이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뿌리교육의 산실로 시대에 발맞춰 계속 성장하며 한인사회 미래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오래 기여할 수 있도록 이사로서 계속 헌신하겠습니다.” 남가주한국학원 정상화에 힘써 온 박형만(86) 이사장이 7월31일부로 4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사장직을 박성수 현 부이사장에게 인계하며 아름다운 퇴임을 한다. 박 이사장은 지난 2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소감을 밝히며“생명이 다 하는 날까지 남가주 한국학원에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인사회 공동자산’으로 여겨지던 구 윌셔사립초등학교와 11개 한글학교를 운영해오던 남가주한국학원은 지난 2018년 운영난으로 산하 윌셔사립초등학교를 전격 폐교시킨 후 이 건물 활용방안을 둘러싸고 한인사회와 갈등을 겪었다. 그동안의 방만한 운영과 엉망인 재정 상태도 드러나면서 지난 2019년 LA총영사관의 권고로 한국정부로부터 분규 단체로 지정돼 지원금도 끊겼다.
박형만 이사장은 이러한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이사장직을 맡아 발로 뛰며 정상화에 나섰다. 이사진과 커뮤니티간 괴리를 좁히고 LA 총영사관과의 지속적인 물밑 협상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한국정부 지원 재개를 이끌어냈다.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리더이자 전·현직 이사들 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막고 화합과 단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남가주한국학원의 실질적인 재정 정상화, 구 윌셔사립초등학교의 적절한 활용, 주말 한글학교의 정상화 및 성장 등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이사장은 “1988년, 1998년에 이어 남가주한국학원의 이사장 직을 맡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고 이사로서는 더 오래됐다. 그만큼 남가주한국학원과 인연이 깊고 한인사회에 얼마나 의미있고 중요한 기관인지 잘 알고 있었으며, 특별한 애정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어려움이 예상됐고 모두가 기피했던 이사장 직을 선뜻 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죽기 전에 봉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부족한 면도 많았던 이사장을 여러모로 도와주고 잘 따라 준 이사진과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여준 한인사회, 교직원과 학부모를 비롯한 남가주한국학원과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덕분에 이사장의 임기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이 이끄는 이사회는 폐교 후 방치됐던 구 윌셔사립초등학교를 좋은 조건에 장기 임대하며 남가주한국학원 재정 정상화와 한글학교들의 성장, 구 윌셔사립초등학교를 향후 한인 사회의 교육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남가주한국학원은 구 윌셔사립초등학교를 올 1월1일부터 2030년 6월30일까지 7년 6개월간 LA통합교육구(LAUSD)의 라치몬트 차터스쿨과 렌트비 월 3만3,000달러에 리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리스 계약 종료 이후에는 이 건물이 한인사회를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도 밝혔다.
또한 박 이사장이 이끄는 남가주한국학원은 재정 정상화와 함께 교직원들의 임금을 올리는 등 한글학교의 수준을 한 층 더 끌어올리고자 노력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교장과 교직원들과 함께 효과적인 온라인 수업을 마련하며 뿌리교육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더해 박 이사장은 그동안 건물 보수 등에 2~3만 달러 정도의 자비를 투입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남가주한국학원에 대한 애정으로 한인사회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이사장을 맡았고 적자가 이어지고 재정 상태가 엉망인 상황에서 자비를 쓰는 것도 이미 각오했던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수고하고 협조해 주시는 이사,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가 계시는 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남가주한국학원은 한국어를 통한 뿌리교육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1937년 충남 공주 출생의 박 이사장은 서독 광부 출신으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한 입지전적 인물로, 한인타운 형성 초창기부터 타운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대표적 1세대 올드타이머다. 그동안 코리타운번영회(한인축제재단 전신), 남가주한국학원, 남가주한인재단, 한미동포재단, 미주한국문화유산재단,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 등 다양한 한인 단체 활동과 사회 환원 활동을 해왔다.
9년 전 LA에서 자신의 이름 ‘만’자와 부인 이름에서 ‘희’자를 따고 코리안 유대인이라는 뜻을 ‘코주(Koju)’를 더해 ‘만희코주재단’(Manhee KoJu Foundation)이라는 비영리재단을 설립했다. 매년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독거노인을 위한 생활보조금 형식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슈라이너 어린이 병원에도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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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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