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적 섭취 간 건강 영향
▶ “물이 가장 안전한 선택”
건강을 위해 설탕을 줄이고 ‘제로’ 또는 ‘저당’ 음료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런 음료가 오히려 간 건강에 더 나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영국 국민 약 50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장기간 추적한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팀은 12만3,788명을 평균 10.3년 동안 관찰한 결과, 하루 한 잔(237㎖)의 설탕 또는 인공감미료 음료만으로도 대사기능 관련 지방간 질환(MASLD)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고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혔다. 237㎖는 탄산음료 한 캔(355㎖)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번 연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소화기학회 학술대회(UEG Week)에서 발표됐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참가자들은 모두 간 질환이 없는 상태였으며 연구진은 24시간 식이조사 설문을 통해 음료 섭취 습관을 반복적으로 조사했다. 약 10년의 추적 관찰 끝에 총 1,178명이 MASLD로 새롭게 진단됐고 108명은 간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탕이 들어간 가당 음료를 마신 사람은 MASLD 위험이 50% 높았고 저당 또는 무당 음료를 섭취한 사람은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 한 잔 이상 마신 사람들의 간 지방 수치는 음료를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각각 5%와 7% 더 높게 나타났다.
SSBs(설탕첨가음료)와 LNSSBs(저당·무당 음료)는 국내 식품 기준으로 각각 ‘가당 음료’와 ‘제로·다이어트 음료’에 해당한다. SSBs는 설탕, 액상과당, 시럽 등 첨가당이 들어간 음료를 뜻하며, 코카콜라·포카리스웨트 같은 탄산음료나 가당 커피, 과즙음료, 에너지드링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LNSSBs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를 넣어 단맛을 낸 음료로 ‘제로슈거’, ‘무가당’, ‘다이어트’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는 코카콜라 제로, 칠성 제로, 스테비아 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SSBs는 일반적인 ‘당음료’, LNSSBs는 ‘제로음료’로 구분할 수 있으며 두 종류 모두 단맛을 위해 감미 성분이 첨가된 음료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연구를 이끈 중국 쑤저우대학 제1부속병원의 류리허 연구원은 설탕이 들어간 음료가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체중 증가와 요산 수치 상승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설탕이든 인공감미료든 단맛 음료가 간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다이어트 음료나 제로슈거 음료가 안전하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는 결과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무설탕 음료를 많이 마신 사람들은 이미 심혈관 질환이나 대사 이상 등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건강을 위해 저당·무당 음료로 전환했을 수 있으며, 이러한 기저 질환이 MASLD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단맛 음료가 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전문가들은 설탕이든 인공감미료든 단맛 음료를 장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결국 가장 안전한 선택지는 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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