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상복합 개발 무산
▶ 새 주인이 운영 계획
▶ 한인타운 ‘중식당 상징’

문을 닫기 전 용궁 중식당의 모습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때 LA 한인타운의 ‘중화요리 성지’로 불렸던 중식당 ‘용궁’이 돌아온다. 지난해 1월 문을 닫으며 43년 역사의 막을 내렸던 용궁이, 내달 원래 자리에서 같은 이름으로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건물주 왕덕정 전 용궁 대표가 영업권을 새 운영자에게 넘기며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그는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식당의 명맥이 다시 이어지게 돼 기쁘다”며 “조만간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전했다.
버몬트 애비뉴와 올림픽 블러버드 인근에 위치한 용궁은 한인 이민사와 함께한 추억의 공간으로, 1980년 문을 연 이래 넓은 연회장과 전통 중화요리로 남가주 한인들의 모임과 잔치의 단골 장소로 자리 잡았다. 폐업 당시 “타운의 상징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쏟아질 정도로, 용궁은 오랜 세월 한인타운의 ‘맛의 중심’으로 기억됐다.
폐업 이후 왕 전 대표는 ‘버몬트 로프트’라는 이름의 6층, 90유닛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추진했으나, 이자율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 6월 에스크로가 무산되면서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이후 잠시 로텍스 호텔에서 영업하던 중식당 ‘홍연’이 이 건물로 이전하며 새 희망을 안겼지만, 이 역시 문을 닫아 다시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이번에 ‘용궁’이라는 이름이 부활하면서 이 건물은 다시 한인타운 대표 중식당의 계보를 잇는 무대로 되살아나게 됐다.
용궁의 역사는 왕덕정 대표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그는 1970년대 초 ‘기린원’이라는 한국식 중화요리 전문점을 개업했고, 이후 ‘왕궁’ ‘소왕궁’ ‘금정식당’을 거쳐 1980년 현재 자리에 ‘용궁’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짜장면 하나에도 품격이 있었다”는 평가가 따라붙을 만큼, 용궁은 오랫동안 한인타운 중화요리의 기준으로 꼽혀왔다.
이번 리모델링은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를 대폭 손질해 전통의 멋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넓은 연회장과 대형 홀을 그대로 유지해, 예전처럼 결혼 피로연이나 단체 모임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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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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