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팔란티어 회장 알렉스 카프는 AI를 “사람의 실제 능력을 가려내는 침투 테스트(infiltration test)”라고 불렀다. 겉으로 포장된 이력과 제도 뒤에 숨겨져 있던 개인의 실질적 역량이, AI라는 도구를 통해 더 이상 숨겨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알렉스 카프 회장의 말이 특별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가 AI를 가능성의 언어가 아니라 이미 산업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사람으로 우리에게 현실의 언어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는 AI를 사람을 도와주는 기술이 아니라, 학벌과 직함 뒤에 가려져 있던 개인의 실제 판단력과 실행력을 드러내는 시험대로 정의하며, 기존 교육과 경력 시스템의 한계를 정면으로 지적한다. 그렇기에 그의 발언은 추상적 미래 담론이 아니라, 부모와 학교가 지금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다시 묻게 만드는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된다.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멈춰 서게 된다. 우리는 여전히 아이에게 무엇을 더 시키면 될지, 어디에 더 집중시켜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지만, 과연 그 방향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AI 시대를 준비한다는 말 아래, 우리가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아이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AI는 ‘공부 잘한 아이’보다 ‘판단할 줄 아는 아이’가 잘 활용한다
카프는 또 이렇게 말한다. “AI는 일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누가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도구다.” 이 말의 핵심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판단의 질에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하고,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아이들은 많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질문이 던져진다.
요즘 불우한 이웃 돕기 모금 행사인 ‘유스 비젼 페스티벌’ 을 준비하면서 학생들과 커다란 프로젝트를 함께 해 나가고 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전에 해 오던 방식으로는 잘 하는데 그것을 벗어나 작년보다 더 나은 행사, 우리의 목적에 맞게 발전 시켜 나가는 행사를 만들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쉽게 말해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는데 그 메시지를 더 잘 고쳐서 전달 하기 보다는 ‘그대로 붙여넣기’를 해서 보내려고 무의식 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모습과 흡사한 것이다. 열심히 따르지만 ‘과연 이 선택이 맞는가, 더 나은 선택은 없는가”를 고민하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것은 아이들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그동안 판단을 연습할 기회가 없었던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 하게 되었다.
부모가 ‘안전한 길’을 정리해줄수록 아이의 사고력은 퇴화한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가 실패하지 않기를 바란다. 가능하다면 안전한 길로, 가장 검증된 경로로 성공의 길을 가길 원한다. 그러나 철학가 쟌 드웨이가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않는다. 경험을 성찰함으로써 배운다.”고 말 했듯이 실패 자체보다, 실패를 해석하는 능력이 성장을 결정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매일 경험하게 된다.
카프는 관료주의와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래 사회는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부모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부모는 아이의 선택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함께 해석해주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코칭은 결과보다 과정을 설명하게 하며, 정답보다 이유를 말하게 하고, 실패했을 때 해결 책임까지 아이에게 맡겨보면,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두려움 없이 스스로를 확장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AI 시대, 부모의 진짜 역할은 ‘준비해주지 않는 것’이다
AI는 아이의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아이를 시험하는 존재다. 그 시험에서 살아남은 아이는
스스로 배우는 법을 아는 아이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부모가 대신 결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해본 아이가 되게 하고, 부모가 대신 해결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부딪혀 해결 해 본 아이가 되게 하며, 부모가 대신 포장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직면해본 아이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여 아이가 스스로 길을 만들 힘을 기르게 교육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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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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