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봉착한 한인 가정상담소가 청소년 회관에 병합될 것이라는 기사를 읽고 너무 놀라워 몇마디 내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나는 20여년 전문 상담인으로 일해왔고, 현재는 LA 카운티 맥라렌 어린이 센터에서 소셜워커 수퍼바이저로 있다. 또한 18년전 한인 상담소가 설립된 이래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7년간 무료 상담으로서 봉사를 한적이 있다. 상담소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면서 드디어는 탄탄한 기반을 잡았을 때, 내가 그 동안 자원봉사했던 상담소를 4년전 마음 뿌듯하게 떠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늘 상담소의 발전을 지켜보며 많은 긍지를 느끼며 지내온 사람이다.

가정상담소는 이민 1세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관이다. 문화와 언어가 통하지 않는 특이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세대로서, 다른 어떤 사회복지 기관에서도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나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 놓고 남의 도움 받기를 창피하게 여기는 것이 대체로 1세들의 특징이다. 상담소는 많은 홍보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사고방식을 전환시켜왔고, 그래서 이제 1세들은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가정 상담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담소는 요란스러울 필요도 없고, 불편해서도 않되며, 커다란 간판이나 대형 건물이 필요한 곳도 아니다. 이러한 면들을 잘 알고 적절히 대처해 온 가정 상담소를 나는 늘 고맙게 생각해 왔다.

청소년 회관은 소셜 서비스를 주로 하는 기관으로 청소년의 범죄, 마약, 털선예방 등의 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인식되어있다. 나는 청소년 회관의 젊은 카운슬러에게 마음을 열수 없어 다시 가정상담소를 찾아왔다는 사람들을 많이 상담해준 적이 있다. 말하자면 내 딸, 내 아들같은 카운슬러 앞에서 어떻게 내 고민을 풀어 놓을 수 있냐는 것이다.

물론 청소년 회관과 가정상담소의 목적과 기능도 매우 다르다. 지난 18년간 "여성을 통한 건전한 이민 가정 이룩"을 모토로 헌신해 온 가정 상담소가 일시적인 재정문제로 인해 청소년 회관에 인수된다는 것은 커뮤니티의 중요한 한 기관을 잃는 것밖에는 않되는 것이다. 우리 커뮤니티가 이 기관을 보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각종 정부기금 신청만해도 전문성을 가진 이러한 기관들이 각기 특유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활동업적을 쌓아야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커뮤니티에 할당될 수 있는 기금만 잃어버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가정상담소 이사들의 책임회피의 방편이나, 직원들의 생계유지에만 집착하여 쉽게 병합이 이루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일시적인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쉽게 병합을 생각하기보다는 우리 커뮤니티내에서 가정 상담소의 비중과, 설립목적, 본분을 생각하여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희생과 봉사정신을 먼저 상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