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를 통해 `뜨기’가 무섭게 충무로로 떠나가는 연기자들의 일반적 추세와 달리 유명 영화감독들이 TV 시리즈물을 연출하겠다고 여의도로 입성해 눈길을 끌고있다.
탄탄한 역량을 자랑하는 30대 영화감독들이 KBS 2TV가 오는 7월 29일부터 매주일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할 예정인 4부작 납량특집 시리즈「도시괴담」의 연출을 맡게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유리>, <리베라메>의 양윤호, <물고기자리>의 김형태, <가위>의 안병기 감독 등, 나머지 한 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그대안의 블루>, <시월애>의 이현승 감독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시괴담」 시리즈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공포물. 항간에 널리 알려진 소재들을 영화적 기법을 이용한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꾸며 시청자들에게 오싹함으로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는 기회의도다.
1편인 양윤호 감독의 ‘죽은 자의 노래’(가제)는 폐허가 된 지 3년만에 다시 문을 연 녹음실에서 한 신인가수가 우연히 원혼이 어려있는 CD 한 장을 발견한 뒤, 불가사의한 일을 경험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있다. 오는 25일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며, 아직 캐스팅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형태 감독이 연출을 맡은 제2편 ‘어둠 속의 속삭임’(가제)은 의대의 해부실근처에 출몰하는 원령들의 저주에 얽힌 이야기이며, 안병기 감독의 제3편 ‘생령’(가제)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를 의미하는 ‘도플갱어’를 소재로 한다.
또 마지막 편 ‘어둠의 집’(가제)은 귀신이 출몰하는 산장을 유산으로 물려받은한 가족이 휴가 첫날밤을 공포에 휩싸여 보내게 된다는 내용이다.
영화감독들이 TV드라마를 연출하는 것은 지난 84~87년 MBC「베스트셀러극장」이박철수, 정지영, 선우완 감독 등 10여명의 영화감독을 섭외해 고정적으로 연출을 맡긴 뒤 처음 있는 일. 당시 신인감독이었던 박철수, 정지영 감독 등은 MBC PD로 특채되기도 했었다.
이들은 스튜디오 녹화에 편중돼있던 국내 드라마 촬영현실에서 야외촬영을 활성화시키는 전기를 마련해주었고 드라마에 영화적인 형식미를 도입해 후배 PD들에게 영상미에 관심을 갖도록 자극을 주기도 했다.
「도시괴담」을 기획한 KBS와 독립프로덕션 캐슬인더스카이 관계자들은 이번 작업에서도 영화감독들이 우리나라의 드라마 환경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설의 고향」류의 전통적인 사극 공포물 또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한 조악한 공포물 등이 주류를 이뤄온 TV 납량특집물 시장에서 「도시괴담」이 새로운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KBS 외주제작국의 이성연PD는 "제대로 된 공포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화적인 기법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영화감독들을 섭외했다"며 "이들에 대한 연출료는 일반PD들이 받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 vaida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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