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래스 하우스’(The Glass House)★★★½(5개 만점)
▶ 히치콕풍 심리스릴러
히치콕 스타일의 으스스한 심리 스릴러로 말끔하니 만들었다. 공포의 대상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 못해 마음이 불안하고 어지러운데 보는 관점에 따라 인물의 행위를 정상적인 것으로도 볼 수 있고 또는 범의를 품은 것으로도 볼 수 있도록 제시한 플롯의 전개가 제법 영특하다.
시퍼런 컬러촬영이 시종일관 의문과 음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에 서서히 긴장감과 공포감을 몰아가는데 히치콕 풍이긴 하나 얕은 수를 많이 써 종국에는 상황전개의 수를 잃게 된다. 그러나 스타일 좋고 자극적이며 겁주는 영화다.
캘리포니아 밸리에 사는 중산층의 틴에이저 루비(릴리 소비에스카)와 그의 어린 남동생 렛(트레버 모간)은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졸지에 고아가 된다. 이들을 받아들이는 후견인은 숨진 부모의 친구 부부로 사업가인 테리(스텔란 스카스 가드)와 의사인 에린(다이앤 레인) 글래스.
루비 남매는 테리 부부의 바다가 보이는 말리부 언덕 위의 사방이 유리로 된 대형 저택(사람만큼이나 큰 구실을 한다)으로 옮기는데 방이 많은데도 테리 부부는 둘을 한 방에 있게 한다(제목은 집과 테리 부부를 나타내는 이중 의미). 방 문제에서부터 시작해 동기와 진의가 무언지 모를 테리 부부의 행동이 계속 되면서 루비는 의혹과 불안과 공포감에 빠지게 된다.
누군가 너를 엿보고 있다는 기분 나쁜 분위기 속에서 루비는 겉으로는 멀쩡한 테리 부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발견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테리 부부는 교묘히 이를 변명, 루비는 자기가 생각하고 본 것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된다.
욕실 캐비닛 안에 있는 약들은 무엇이며 왜 루비 부모의 차가 테리 회사에 옮겨져 있는가. 왜 테리는 협박을 받으며 에린은 진짜 당뇨병 환자인가. 왜 루비의 삼촌이 보낸 엽서가 쓰레기통에 버려졌으며 테리가 루비의 컴퓨터에 써놓은 햄릿 논문 숙제의 저의는 무언가. 루비 부모의 죽음은 과연 사고사인가.
렛을 보호해야 하는 루비는 이런 온갖 의문을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자신들을 가둔 채 위협하는 유리 집의 불길한 기운에 대항한다. 게다가 테리가 루비에게 애매모호한 성적 제스처를 쓰는 바람에 루비의 절망감은 배가한다(그러나 이런 성적 문제는 군더더기다).
잘 나가던 영화는 종결부에서 급작스레 싸구려 유혈폭력 영화로 변해 지금까지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완전히 망가뜨린다. 할리웃 영화의 고질이다. 연기들이 좋다. 대니얼 색하임 감독. PG-13.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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