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황금시대’에서 귀족풍의 신여성으로 등장하다가 CF에서는 게걸스럽게 피자 조각을 먹어치우던 ‘브라운관 스타’ 김선아(26)가 충무로 신고식을 치른다.
그것도 내년 설 개봉을 목표로 한창 촬영중인 영화 ‘예스터데이’(제작 미라신코리아)에서 특수수사대(SI) 요원 매이 역을 맡아 화려한 액션과 보이시한 매력을 선보이는 것이다.
16일 새벽 부산의 한 페인트 공장을 술집으로 꾸민 촬영장에서 김선아는 검은 가죽 상하의에 망토를 걸친 채 짧게 끊는 군대식 말투로 인터뷰에 응했다. 여전히 입가에는 귀여운 미소가 남아 있지만 눈매는 진짜 특수요원을 방불케할 만큼 날카롭다.
"TV 드라마에 출연할 때와 너무 분위기가 달라 바짝 긴장하고 있어요. 연기 대선배들도 많아 부담도 크고요. 그래도 영화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신예 정윤수 감독의 ‘예스터데이’는 2020년 통일된 한반도를 무대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극과 납치극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액션 스릴러물. 김선아가 연기할 매이는 팀장인 윤석(김승우)과 함께 범죄집단을 추적하다가 그에게 연정을 품게 된다.
"몇해 전 ‘내 안에 남자가 있다’는 카피의 화장품 광고에 출연하다보니 여형사와 같은 중성적인 캐릭터로 영화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그때는 자신이 없어 못하겠다고 했지요.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경력도 짧았거든요. 이제는 자신있냐고요? 자신이 없어도 마냥 미룰 수는 없잖아요."
김선아가 ‘예스터데이’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것은 1년 전. 그때부터 다른 제안은 모두 물리치고 6월 9일 크랭크인을 손꼽아 기다려왔으며 올해 초에 일찌감치 배역에 맞도록 커트머리로 싹둑 잘라버렸다.
또 액션연기를 위해 5월 초부터 한달여 동안 북한 무술의 일인자인 최명학씨에게 무술을 배우느라 하루 4시간씩 유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권총과 소총의 파지법과 사격술도 익혔다. 몸을 아끼지 않는 훈련으로 목이 삐는 부상까지 입었으니 정감독으로부터 "왜 이제야 스크린으로 왔니?"라는 핀잔을 듣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무지막지하기만 한 여걸 스타일은 아니에요. 상처를 감추기 위한 얼굴 문신도 서슴지 않지만 석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애틋함이 뚝뚝 묻어나는 여린 감성의 소유자예요. 제 성격과 비슷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대사없이 표정만으로 사랑을 표현한다는 게 정말 어렵네요."
부모를 따라 일본에서 중-고교를 다니다가 미국 인디애나 볼스테이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김선아는 슈퍼엘리트모델대회에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뒤 MBC ‘사랑과 성공’ ‘남자 셋 여자 셋’, SBS ‘방울이’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애견 비디오에 출연해 ‘견공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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