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인은 미국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의 하나다. 2년 전 이곳에서 한인 학부모를 위한 교육 안내 세미나가 어바인 교육구 주최로 열린 적이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교육감과 교육위원, 4개 고등학교 교장들이 모두 참석, 150여 한인들의 열띤 질의에 답변했다. 교육구가 소수계를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었다. 교육위원 중에 한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얼마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어바인의 한 한인 교회가 주차장 문제로 시와 분쟁이 있었다. 교회측에서는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마지막으로 나를 찾아와 부탁을 해 시청 관계자들과 이야기 해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준 일도 있다.
어바인의 교육 환경이 좋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요즘은 한국에서까지 이곳으로 자녀를 보내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 중에는 잘 적응해 명문대학에 가는 학생도 있지만 온갖 이유로 말썽을 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럴 때면 이들 학부모들은 한인이 교육위원으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식으로 약속도 하지 않고 무조건 사무실로 찾아 와 문제 해결을 부탁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난 학부모가 지난 수년간 수백 명은 될 것이다.
어바인 교육위원으로 재직했던 지난 6년은 임무수행에 가장 어려웠던 기간 의 하나였다.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주 정부에서 나오는 예산을 매년 수 백만 달러씩 거의 매년 삭감 받으면서 어바인 교육의 질을 지켜 나가야 하는 도전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존 초등학교를 폐쇄까지 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교육의 질에 한해서만큼은 최대한 보호를 해야한다는 결심아래 예산집행과 필요한 조처를 한 결과 어바인 학생들의 주 정부 학력검사 실력은 예산 삭감과는 반대로 향상을 보여 왔다. 또 3개 고등학교에 한인 학부모회를 창설하였고 폐쇄될 운명까지 가게된 어바인 고등학교내의 한국어 과목을 보호할 수 있었다.
공직에 한인이 있느냐 없느냐는 한인들이 미국 생활을 하는데 음으로 양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이익을 대변할 대표자가 없으면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호소할 곳이 없다.
‘연줄’이 중요한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아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는 때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지난 수년 간 어바인 교육위원으로 있으면서 수없이 체험한 진리다.
이번에 어바인 시의원 출마를 결심한 것도 갈수록 늘어나는 어바인의 한인과 아시안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 의회에 한인의 목소리가 있어야겠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현재 어바인 지역 아시안 인구는 전체의 30%에 달한다. 그래도 아직 아시안 시의원은 한 명도 없다. 만약 시의원에 당선되면 교육위원 시절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한국인과 타 소수민족의 권익을 위해 일하고 생활과 교육의 질 향상, 다양성 속의 하모니를 이루는데 노력할 것이다. 80여 소수민족이 섞여 사는 다 문화 속에 하모니를 이루며 사는 것을 배우는 것은 한인들이 꼭 해야할 일이다.
남가주 한인 사회의 급속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공직 진출은 아직도 미미하다. 연방 차원의 공직자도 중요하지만 생활과 직결된 커뮤니티 시의원 배출도 이에 못지 않게 필요하다. 보다 많은 한인들이 시와 교육구 등 지역 선거에도 관심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최석호 어바인 교육위원·시의원 후보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