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일은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일이다. 내 기도 바구니 속에 소중한 기도의 이름들이 있듯이, 어머니의 기도 속에는 내 이름이 항상 들어있다. 시집을 와서 20년을 넘게 살았으니 나를 위한 어머니의 기도도 그 세월만큼이나 길고 값진 것을 나는 안다.
어머니는 정직하고 부지런하시며 인정이 고우신 분이다. 이조시대 같으면 나라에서 ‘열녀문’이라도 하사 하셨을 어머니께서는, 스물 아홉 나이에 혼자 되시어 평생을 홀로 사시며 오직 신앙과 기도로 살아오셨다. 또, 손자들을 금쪽 같다 하시며 손수 옷을 지어 입히시고 사랑으로 길려주셨다.
우리 가족이 이민을 오기 전, 남편은 미국에 먼저 와서 혼자 지내게 되었는데 아내인 나보다 아들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훨씬 더 아팠나 본다. 낯선 이국 땅에서 가족도 없이 홀로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어머니는 엄동설한 한 해 겨울을 하루도 집에서 안 주무시고 교회에서 철야기도를 하셨다.
지난 여름 미국으로 여행을 오시려 던 어머니가 유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우리가족이 놀란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어머니는 전화로 “얘, 어멈아 나는 아범보다 네가 더 필요한데…” 하셨다.
수술 날짜가 정해지자 나는 짐 가방을 들고 인천공항에서 곧장 병원으로 갔다. 어머니는 수술을 막 마치고 중환자실에서 마취가 거의 깨어나고 계셨는데 나를 보시고는 눈시울을 적시셨다. 나는 20일 동안 어머니의 간병을 해드리고 돌아왔으며 어머니는 다시 건강을 찾으셨다.
항상 기도해주시는 어머니께 감사를 드린다.
정금순/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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