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담았던 폐드럼서 숙성
냉장도 안되고 불결한 보관창고
세척 등 위생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폐드럼에 담아 만든 김치원료용 불량젓갈이 전국적으로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젓갈은 철제 용기에서 숙성시킬 때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업체들이 위생상태가 매우 불량한 폐드럼을 젓갈제조용기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2일 톨루엔과 폐유 등 유해화학물질을 담았던 폐드럼을 위생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젓갈 제조용기로 사용한 젓갈 제조ㆍ판매업자 김모(63)씨 등 3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수산업주 김모(51)씨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고물수집상으로부터 폐드럼을 구입해 젓갈 제조업자들에게 공급해온 진모(46)씨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젓갈제조업자 김씨는 지난해 7월 전남 목포시 광동 젓갈시장에 무허가 젓갈제조공장을 차려 놓고 위생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아 녹이 슨 200ℓ 들이 폐드럼 160개를 구입, 젓갈의 보관ㆍ숙성 용기로 사용한 혐의다.
김씨는 또 천정과 벽이 뚫려 빗물이 새고 바닥에 썩은 물이 고여 있는 젓갈 보관창고를 그대로 방치하고 냉장상태도 유지하지 않아 구더기가 생긴 젓갈을 월 평균 300만원 어치씩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에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진씨는 톨루엔과 폐유 등 유해물질을 담았던 폐드럼 3,547개를 고물수집상에게 1개당 1,000원~1,500원에 사들여 폐드럼에 남아있는 톨루엔 찌꺼기 등을 대충 제거한 뒤 개당 4,000원~6,000원에 젓갈 제조용기로 판매, 1,0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올렸다.
현재 폐드럼을 식품보관용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정폐기물 재생업체에서 세척은 물론 폐드럼 내외부 표면에 녹이 슬지 않도록 특수 코팅처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젓갈 제조업자들은 코팅 처리된 재생용 폐드럼은 1개당 1만8,000원(2002년 기준)으로 코팅되지 않은 일반 폐드럼(7,000원)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재생 처리된 폐드럼 사용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폐드럼에 담아 토굴 속에서 숙성 중인 젓갈 1만 여 드럼 중 일부 젓갈을 수거해 톨루엔 등 유해성 물질 검출여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의뢰한 결과 1차적으로는 유해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젓갈을 보관 중인 상당수 폐드럼에서 톨루엔과 폐유 잔유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돼 젓갈의 안전성은 물론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목포=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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