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으로 누구에게나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칼스테이트계 대학들(CSU)의 이상은 옛말이 되고 있다. 예산부족 때문이다. 특히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등장 이후 주정부의 예산지원이 대폭 삭감되면서 CSU계 23개 캠퍼스는 거꾸로 학비는 껑충 뛰는데도 교육의 질은 뒷걸음질치고 입학문호까지 좁아지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CSU와 주정부 고등교육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가을학기 CSU 23개 캠퍼스 등록생은 모두 40만8,946명이다. 이로부터 10년후인 2013년 가을학기 등록생 숫자는 55만3,696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겉으로는 CSU 문호가 크게 넓어지는 것 같지만 속살을 보면 그게 아니다. 증가율만 따질 경우 10동안의 예상인구증가율을 약간 웃도는 것일 뿐, ‘진학희망자 전원수용’이라는 CSU의 당초 청사진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게다가 당장 올해 가을학기 신입생 선발정원이 지난해보다 1만명가량 줄어드는 바람에 CSU 지망생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예 진학을 포기하거나 커뮤니티칼리지 등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등록금 인상은 더욱 심하다. 캘리포니아주 거주자 소정의 할인혜택을 받는 영주권자 이상 학생들(In-state Residence)의 경우 04-05학년도 등록금은 2,334달러. 지난 2년동안 48%나 오른 액수다. 여기다 책값 교통비 숙식비 등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학생 1인당 연간(방학기간 제외) 약1만5,000달러 소요된다. CSU 이사회는 UC계와 달리 외부출연금이 별로 없는 사정을 감안해 CSU계 총예산에서 학생들이 부담하는 비율을 현재의 25%에서 33% 안팎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의 질도 문제다. 학생수가 줄어들고 등록금이 올랐다면 응당 교육의 질이 높아져야 하지만 현실과 전망은 정반대다. 그동안 50명이었던 학급당 수강생 상한선이 이미 깨졌다. 칼스테이트 헤이워드의 정치학과에서는 7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 등 콩나물 교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대학의 한 교수는 토론식 강의와 그룹별 분임학습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과밀학급의 질적하락을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뭘 들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다양했던 선택과목들이 왕창 줄어들어 흥미없는 과목을 울며겨자먹기로 이수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CSU의 교수 대 학생 비율은 20대1, 주임교수진의 평균연봉은 8만3,434달러다. 또 재학생 인종구성비는 백인 46.5%, 히스패닉계 25.1%, 아시아계 14.7%, 아프리칸아메리칸 7%, 기타 1.5%로 집계됐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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