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한인 1.5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하원에 당선되어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실비아 장 룩(Sylvia Luke, 한국명 은정)의원이 올해 하원 5선 고지에 도전한다.
공화당 아성의 보수적인 지역구(제26지역구, 누우아누-퍼시픽 하이츠-펀치보울)에서 정치적 배경이 전혀없는 이민 1.5세 여성으로 출마해 당시 선거전에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비교되었던 실비아 의원의 정계 입문은 해리 김 빅아일랜드시장의 시장 당선 신화와도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
4선 중견의원으로 하원 부의장 역임에 이어 지금은 법사위원장직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실비아 의원은 하와이 정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로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실비아 의원은 의원직 외에도 변호사 그리고 세 살박이 아들 녀석의 엄마 역할까지,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일 세 가지를 동시에 프로답게 해내고 있다.
3년차 변호사이던 98년, 자칫 보수적으로 흐르기 쉬운 주정부에 젊은 피를 수혈해 보다 혁신적이고 기민한 정부를 만들고자 정치권에 입문했다는 실비아 의원. 정치권에 발을 들인지 2년째 되던 해 하와이의 취약 산업인 하이테크놀로지 산업 지원을 위한 입법안을 제출해 통과시켰다.
실비아 의원은 그로 인해 “세금 감면 혜택과 관련 교육, 선진 업체의 파트너십을 통한 첨단 기술 도입에 대한 주정부의 지원이 가능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는 하와이도 혁신적인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시화해준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하와이로 이민 온 실비아 의원은 한인 커뮤니티의 발전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한인이민100주년기념사업 지원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켜 2001년 25만달러의 지원금을 받아내는 쾌거를 이루었는가 하면 올해에는 주 정부의 선거 관련 홍보물은 물론 투표 용지에 한국어표기를 하도록 추가 예산을 배당하는 법안을 지난 1월 같은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 하원의원과 공동으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실비아 의원은 “현재 투표 용지에는 중국어, 일어 표기는 있지만 한국어나 베트남어는 없어서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입법안을 통해 더 많은 한국인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길 기대했지만 이번 회기에는 쉽게 통과될 것 같진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실비아 의원은 “앞으로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씩 노력할 것이고, 그러면 멀지 않은 미래에 투표 용지에서 한국어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며 희망을 접지 않았다.
“정치가 재미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던 실비아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보람도 크지만 “몇 년 전 ‘엄마’가 되면서 어머니로서의 삶 역시 지역 사회를 위한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비록 주중엔 자정까지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한이 있어도 주말은 아들을 위해 온전히 비워둔다”며 선친의 이름을 딴 아들 계성군에 대한 진한 모성애를 감추지 않았다.
실비아 장 룩 의원은 정치가이면서 정치가 같지 않은 사람이다.
바른 정치가의 곧은 신념과 건강함은 있으되 정치가의 허풍과 거짓은 빠져있다.
앞으로 그녀의 바람대로 “정치계에 더 많은 한인 인재가 입문해 실비아 의원과 함께 더 큰 목소리를 내어 하와이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을 지켜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약력
1967년 서울 출생
1977년 하와이로 가족 이민
1985년 루즈벨트 고교 졸업
1989년 하와이 대학 졸업 (하와이대 학생회장 역임)
1995년 샌프란시스코대 법대 졸업
<원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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