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자물리학 세계적 석학
▶ 김영기 교수 하와이 방문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얼핏 들으면 유명 철학자의 강연 제목 같다.
입자 물리학의 석학 김영기 교수가 10월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UH 지구물리학과 강당에서 이 같은 주제의 강연을 하며 우주신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동서가 만나는 하와이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등 아태지역 물리학자들의 연례학술회의 참석차 하와이를 방문한 시카고대 물리학과 김영기(사진 44)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소개할 때 항상 이런 화두를 던진다고 한다.
과학전문지 ‘디스커버’가 2000년 10월호에 ‘향후 20년간 세계 과학발전을 주도할 20명의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 김 교수를 소개하면서 붙인 별명이 ‘충돌의 여왕.’ 이었음을 감안하면 그의 연구 세계를 짐작할 듯 하다.
“물질을 이루는 소립자인 양성자와 반양성자를 충돌시키는 게 제 연구과제죠. 여기서 나오는 조각들을 조사하면 150억 년 전 대폭발로 시작된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어요.”
학계에서는 그를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교수는 노벨상에 집착하는 한국인들의 바램에 대해 “진정한 노벨상 후보가 탄생한다면 외국 유학파가 아니라 한국 과학계에서 뿌리 내리고 연구업적을 인정받은 학자였으면 한다”며 “전 세계 물리학자들은 새로운 입자가속기를 2010년경 착공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소립자 세계의 밑그림을 완성할 장비를 마련하는 데 6조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해요. 하지만 어느 나라에 세워질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입자가속기가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제가 귀국해 연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는 말로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기원을 대신했다.
김교수는 2004년 6월 세계 최대 규모의 입자물리 실험기구를 갖춘 미국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실험그룹(CDF)’ 공동대표를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12개국 62곳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모인 전문가 850여 명의 실험을 총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이같은 리더십 발휘는 학자로서의 학문의 깊이 못지 않은 김교수의 예술가로서 타고난 ‘끼’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탈춤과 고전무용을 넘어 요즈음엔 아예 집에 댄스 스튜디오를 전문적으로 꾸미고 발레에 심취해 있다고 한다. 노래 역시 수준급이라니 이같은 김교수의 팔방미인 기질이 세계 물리학계 석학들의 충돌을 완화하며 학계 리더로서 역할을 다져가고 있는듯 하다.
김 교수는 경북 경산시에서 1남 5녀의 다섯째로 태어났다. 애초 수학을 전공하려고 했다가 고려대 물리학과에 입학후 물리학의 매력에 눈을 뜬 것은 4학년 때 강주상 교수의 ‘양자역학’ 강의를 듣고부터라고 전한다.
자신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에는 부모님이 자신을 믿고 전공선택에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요즈음 신세대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간섭에 일침을 놓기도 한다.
김 교수가 몸담고 있는 페르미연구소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물리학자 고 이휘소(李輝昭) 박사가 이론물리부장을 맡았던 곳. 김 교수의 석사논문을 지도한 강 교수는 바로 이 박사의 수제자여서 이 박사의 학맥을 정통으로 잇고 있다.
김교수는 하와이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로 떠나기전 호놀룰루에 거주하는 사촌형제들과 만나 10년만의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라디오 서울과도 인터뷰하며 한인동포사회에 인사를 대신 했다(방송시간은 11월11일 오후 7시30분과 12일 오전 11시30분)
<신수경기자>
sksheen@koreatimeshawai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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