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없이 썰렁한‘대치·긴장의 땅’
이-팔레스타인 6년 전투로 피폐
성탄 장식 대신 곳곳에‘지하드’
관광객 줄고 기독교인 속속 떠나
예수가 태어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장식을 하느라 온 세상은 들썩거린다. 그런데 정작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의 분위기는 싸늘하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현재 이슬람이 장악하고 있는 베들레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6년 동안 벌인 전투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스라엘이 도시 가운데에 설치한 분리 담 때문에 빈곤이 심해져 기독교인은 떼지어 떠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베들레헴에서 장식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운타운에도 고정된 네온 별 몇 개만 반짝인다. 시장 옆에 있는 루터 크리스마스 교회의 첨탑 밑에는 스프레이로 ‘이슬람 지하드’(성전)이 쓰여져 있다.
예수 출생 장소에 지어진 예수강탄교회 옆 구유광장에도 요즘 문을 연 곳은 6개의 기념품점 중 2개와 작은 카페뿐이다. 인근 다른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카페 밖에는 소수의 관광객이 올리브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팔려는 행상에 둘러싸여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베들레헴을 찾은 외국인은 2,500명에 불과했다.
경제 상황도 엉망이다. 이스라엘은 여행금지 조치를 내렸고,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0개월 전 하마스 정부가 들어선 뒤 시작된 국제경제 보이콧은 없는 살림을 더 쪼들리게 하고 있다.
예수가 태어난 곳이지만 베들레헴에 거주하는 기독교인은 소수다. 베들레헴 인구 3만 중 35%뿐이다. 2004년 유엔 보고서는 기독교인 10%가 베들레헴을 떠난 것으로 추산했다.
그나마 하마스 정부가 예수 탄생 치장에 예년의 배가 넘는 5만달러를 내놓겠다고 최근 약속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살고 있다. 아부 에이샤 재무장관 서리는 “이슬람 축하행사에는 자금을 지원하지 않지만 베들레헴의 특별한 일부인 기독교 축제에는 자금을 지원하려 한다”면서 “팔레스타인 정부는 기독교도 형제들이 행복한 명절을 맞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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