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팔없는 마라토너 부부 ‘희망 재충전’
▶ 배성근 장로부부
성탄절 산타 역할 흐뭇결혼생활 34년, 이제 서로의 목소리만 들어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만큼 긴 세월을 함께한 부부가 앞길이 창창한 고향 후배 부부를 하와이로 초청해 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성탄선물을 제공했다.
양팔이 없는 상태에서 올해 호놀룰루 마라톤대회 일반부에 출전해 완주한 김황태 선수 부부와 이들을 초청한 아이에아 한인 연합감리교회 배성근 장로부부의 스토리가 우리들의 분주한 마음에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지난 4월 평소 새벽기도 참석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배 장로부부는 이날따라 늦게까지 잠들지 않고 우연히 KBS-월드 TV의 프로그램을 통해 김황태 선수의 사연을 접했다.
김 선수는 2000년 8월 불의의 사고로 양팔을 잃었다. 전선 가설 작업 중 2만2000V 고압선에 감전되면서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그에게 남겨진 것은 절망뿐이었다. 그런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 마라톤이었다.
두 팔이 없는 상태에서 뛴다는 것은 보통 사람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뛸 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속도를 내주는 것은 팔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악물고 훈련한 끝에 8개월 만에 풀코스를 뛸 수 있었다.
김씨가 양팔이 없는 악조건을 딛고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족의 힘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왔던 여자친구 김진희(30)씨는 지난 2002년에 아내가 됐다. 진희씨는 그동안 얼굴 한번 찡그린 적 없이 남편을 돌봐왔다. 김씨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것도 다 아내 진희씨의 사랑과 격려 덕분.
이같은 내용의 프로그램을 지켜본 배 장로부부는 6년간 연애 끝에 어렵게 결혼했던 34년전 자신들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떠올리며 김 선수의 부인 진희씨의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받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 후 2달간 배 장로는 혼자 고민했다. 올해 환갑을 맞아 모처럼 아들부부가 준비해 준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배 장로는 김씨가 프로그램에서 밝힌 해외 마라톤대회에서 뛰는 꿈을 이루어 주고 싶었다.
아들부부의 부모님 사랑이 담긴 호의를 김황태 선수부부 하와이 초청경비로 쓰자는 어려운 말을 차마 가족들에게 전하며 동의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어렵게 고백한 자신의 속내를 감지한 아내의 흔쾌한 허락과 아들부부의 기꺼운 동참에 힘입어 배 장로의 김씨부부 호놀룰루 마라톤 초청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12월8일 배성근 장로부부의 초청으로 하와이를 찾은 김씨부부는 마라톤대회 완주이후 4박5일 호놀룰루에 머물며 제2의 신혼여행을 즐기며 우리 한인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주어진 자신의 환경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라, 그리고 옆에 있는 내 반쪽에게 헌신하라”
양팔이 없는 김씨의 일상생활은 상상을 초월한다. 먹고 자고 입고 그리고 욕실과 화장실 사용까지...
김씨의 일상생활은 부부가 한 몸이 되지 않으면 한시도 지탱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 김씨부부의 하와이 방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기까지 배 장로부부의 사랑외에도 만사를 제쳐놓고 방문일정 동안의 부부를 수발한 임순만 호놀룰루 마라톤 코디네이터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오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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