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부모폭행’ 위험수위.. 상습폭언.위협도 부쩍 늘어
뉴욕 한인사회 가정폭력 문제가 배우자간 폭행뿐만 아니라 부모-자식 사이의 폭행으로 점차 양상이 번져나가고 있다.
뉴욕가정상담소(소장 안선아)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자식에게 맞고 사는 부모’를 전화상담한 건수는 5건. 비록 수적으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상담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사실상 잠재적인 위험 가정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상담소의 이영주 패밀리 프로젝트 디렉터는 “남편이나 아내에게 맞고 사는 것도 수치스러워 전화상담 조차 꺼리는 것이 한인들이다. 하물며 부모를 때리는 자식 때문에 상담을 요청한다는 것은 정말 극한 상황까지 몰린 경우가 아니면 드물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담의뢰 부모들의 대부분은 최소 1~2년에서 길게는 5~10년까지 자식의 폭행을 참고 살아온 처지들이라고. 부모에게 폭행을 가하는 청소년들의 연령도 적게는 11세 초등학교부터 시작하는 경우까지 있다.게다가 자식에게 맞지는 않지만 부모에게 상습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거나 무서운 위협을 가하는 자식 문제로 전화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도 매달 평균 20여건 안팎에 달하는 점을 감안
할 때 사실상 가정폭력에 노출된 한인가정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모에 대한 자식의 폭력 행위는 주로 언어적·문화적 차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외에도 어릴 때부터 부모의 가정폭력을 목격하면서 폭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로부터 얻어낼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자리 잡게 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JHS 189 중학교의 최윤희 학부모 코디네이터는 “사춘기 청소년 자녀들은 부모와 영어나 한국어로 언어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수록 부모를 무시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부모보다 덩치가 커진 남학생들은 부모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려는 성향이 더욱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자식 인생 망치기 싫은 부모 마음에 그저 ‘참고 살자’ 또는 ‘철들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습적으로 부모를 때리며 자란 아이들은 철이 든다고 폭력행위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면 또 다른 가정폭력을 낳게 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영주 디렉터는 “위급한 상황을 맞게 되면 무조건 참지 말고 911에 신고해야 한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미성년 자녀들이 무조건 체포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문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아 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가 취해진다”며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신속하고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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