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리스크 대비 대손충당금 늘려
주택경기 둔화속 대출기준도 강화
부동산 시장의 상승 거품이 꺼지고 이자율이 올라가는 상황 속에서 모기지 연체가 많아지면서 특히 신용도가 낮은 서브 프라임(sub-prime) 융자가 많은 일부 대형 은행 등 융자기관들의 모기지 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 3위 규모의 다국적 은행인 HSBC는 주택 모기지론의 부실 위험 증가로 부실 융자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분석가들의 기존 예상치인 88억달러보다 20%나 높아진 11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HSBC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붐을 이루던 지난 2003년 당시 대표적인 서브 프라임 렌더이던 하우스홀드 뱅크를 140억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뛰어든 후 2005년부터 다른 융자기관들로부터도 서브 프라임 론을 적극적으로 사들여왔다.
그러나 이 기간 미국내 주택값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거나 역전됐고 모기지 금리도 올라가면서 서브 프라임 융자로 주택을 구입했던 고객들을 중심으로 60일 이상 연체하는 모기지론의 수가 크게 급증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에게 대출 금리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서브 프라임 론 부문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충분히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으나 이같은 판단이 빗나간 것.
HSBC 뿐 아니라 워싱턴 뮤추얼 뱅크도 지난해 4분기 영업에서 서브 프라임 대출 부문의 포트폴리오 손실이 커졌다고 밝혔고 서브 프라임 론을 주로 제공하던 소규모 융자사들도 부실의 증가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
부동산 모기지 시장에서 서브 프라임 론의 비율은 지난 2001년말 7.5%에서 현재는 12%로 크게 높아졌으나 시장 상황의 악화 속에 융자기관들의 부실 체감도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부동산 붐을 타고 쉽게 주택 융자를 해주던 렌더들이 이제는 융자 기준 강화에 나서고 있어 신용도가 좋지 않은 고객들이 모기지 융자를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옵션 변동 모기지 등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을 한 주택 소유주들의 경우 이자율이 올라가 페이먼트가 늘면서 고정 이자율로 재융자를 시도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 정체와 융자 기준 강화의 벽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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