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0년대 초 한인 올드타이머들은 어느 곳을 LA 한인타운의 터전으로 삼을 것인가를 놓고 고심했다. 이들은 여러 가지 면을 검토한 끝에 올림픽 거리를 선택했다. 다운타운을 가는데 거리상 가깝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
올드타이머들은 한인들이 지금처럼 다운타운에서 커다란 상권을 일궈낼 것으로 미리 내다봤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들의 결정은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한인 은행들은 다운타운에서 시계제로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다수 한인은행들은 다운타운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한인 업소들이 이곳에 무척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적으로 다운타운은 지난 수십년 동안 눈부시게 성장한 한인타운 못지않게 한인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역동적인 삶의 무대다. 한인들이 정열적으로 일하는 현장을 눈으로 직접 목도하게 되면 우리는 이곳도 ‘우리의 땅’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인 봉제업소는 한인들이 다운타운에 커다란 상권을 이루는데 첨병 역할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과거에 비해 그 세는 한풀 꺾였지만 과거의 영화를 꿈꾸는 많은 한인 업소들이 브로드웨이와 힐 거리의 고층 건물 등에 머물며 아직도 고난의 땀을 견뎌내고 있다.
남북으로 피코와 올림픽, 동서로 메이플에서 샌피드로까지 사각지역에는 500여개의 한인 의류 도매업소가 밀집해 있다. 이들은 커다란 의류 회사로 주류사회에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마음에 품고 행군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의류업계의 성장과 비례해 원단을 중심으로 부자재 업계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다운타운에는 이들 업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을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석상, 식품 및 장난감 도매상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한인 업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메인거리 도로 양편에 30여개의 한인 잡화도매업소가 나란히 줄지어 서 있다. 브로드웨이 거리에서도 한인들의 숨결을 들을 수 있다. 바로 이들 모든 한인 업소들이 다운타운에 커다란 상권을 만들어낸 핵심 멤버들이다.
이곳 한인 지점장들은 “LA시가 다운타운 재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와 함께 지난 수년 동안 다운타운의 한인 상권이 괄목상대하게 커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다운타운의 한인 업계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부침을 거듭했다. 한 예로 의류 도매업계를 살펴보자. 한 한인 업소가 자금력 등 경쟁에 밀려 도중하차하면 다른 한인 업소가 순식간에 이 공간을 메워가고 있다. 한 때 위풍당당했던 업소가 사라지기도 했고 부모의 뒤를 자녀들이 업소를 이어가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업계는 강의 물줄기처럼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다. 나날이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다운타운은 한인타운 경제의 젓줄이다. 다운타운 한인 업소들은 주류사회를 상대로 돈을 벌어 한인타운에서 돈을 쓰며 타운 성장을 위한 소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다운타운의 한인업계가 흥하면 한인타운은 번성하게 마련이다. 다운타운이 위축되면 한인타운 경기도 힘을 잃는다.
타운타운 한인 업계의 흐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황동휘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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