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간 다운타운에서 홈리스들을 위해 봉사하는 한인들을 취재하는 기회가 많았다.
초등학교 5학년인 에이미 이양(10)와 중학생인 대니얼 이(14) 남매도 그 곳에서 만났다. 이른 새벽 절로 몸이 움추려질 정도의 서늘한 날씨속에서도 능숙하게 물건을 나눠주며 환희 웃을줄 아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놀랄 정도였다.
남매는 3년 전 홈리스 봉사를 하는 어머니를 따라 처음 다운타운에 나왔고, 지금은 ‘홈리스 아저씨’의 친구가 됐다. 그들에겐 지저분해 보이는 노숙자들이 전혀 낮선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이웃이었다.
에이미의 꿈은 치과의사다. 설탕이 많은 음식을 많이 먹어 치아가 성치 않은 홈리스들을 보면서 이 다음에 어른이 되면 치과의사가 돼 말끔하게 치료를 해주겠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반면 대니얼은 사업가 되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 후원금 부족에 시달리는 봉사단체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분명 어린 남매는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는 반증이다.
얼마 전 사석에서 에이미와 대니얼 이야기를 꺼냈다. 자리에 함께 있던 다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함께 자리를 했던 한 사람이 “과연 세상이 그 아이들이 꿈을 끝까지 지키도록 내버려둘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모두가 현실이란 문제에 생각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는 사회를 위해,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말한 친구들을 학창시절에 많이 봤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 상당수가 지금은 현실 세계에 밀려 학창시절 순수했던 자신들의 꿈은 뒷전으로 밀어놓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상은 ‘나를 위해서 살라’고 가르치는 데 과연 ‘너를 위해 살고 싶은 마음’을 실천할 수 있을까. ‘천사의 도시’에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료 건강검진 행사마다 자원봉사에 나서는 한인의사들, 비즈니스에 성공했다 해서 찾아갔더니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하며 대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알려달라며 명함을 건네던 젊은 사장, 백인 암환자 합창단의 한인 지휘자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싶다며 전화를 걸어온 수 십명의 한인들. 모두 다른 모습으로 에이미와 대니얼의 꿈을 세상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다.
더 많은 천사 같은 사람들이 우리 자녀에게 훌륭한 롤 모델이 되길 기원한다. 에이미와 대니얼의 꿈을 먼 훗날까지 지켜주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동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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