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틀랜드 부한마켓 전소된 뒤 8개월 만에 재기 성공
냉장시설 현대화…1달러 물품 구입해도 신용카드 받아
“인터뷰는 무슨? 차나 한잔 들고 가이소!”
여름철 식품관리를 위해 냉장온도를 점검하고 있던 포틀랜드 부한마켓 김용도 사장은 손사래를 치며 인터뷰 요청을 사양했다. 옆에 있던 딸 그레이스씨(39)가 오신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아버지를 설득해 잠시 바쁜 일손을 멈추게 했다.
작년 11월 가스 누출사고로 마켓이 전소된 후 8개월 만에 재기에 성공한 배경을 묻자 김 사장은 “성공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이제 겨우 숨 돌리고 있어요. 아무튼 저희 가족에게 보내주신 여러분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죽음을 눈앞에 둔 시한부 환자에게도 마지막 인생을 정리할 시간은 주어진다면서 평생을 몸 받쳐 일궈온 일터가 일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던 악몽의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딸 그레이스 씨는 보험이 있었어도 전액보상 혜택을 받지 못해 많은 재산손실을 입었지만 낡은 냉장시설들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등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말했다.
포틀랜드 부한마켓은 가족 경영체제이지만 나름대로 철저한 역할분담을 맡고 있다. 9천 평방피트의 넓은 매장을 가득채운 상품들이 여름철 청결과 위생에 문제가 없는지를 꼼꼼히 챙기고 유통기한을 점검하는 일은 아들 성필씨와 딸 그레이스씨의 몫이다.
부한마켓의 마스코트인 그레이스씨는 요즈음 중국산 식품 공포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수입상품 선택과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첨가된 식품들을 철저히 가려내야한다고 강조했다.
포틀랜드 부한마켓은 거창한 슬로건을 내세우기 보다는 “좋은 상품 싸게 팔고, 매장 청결을 유지하며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곧 고객만족”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 만족을 위해 100% 반품처리와 1달러 짜리까지도 신용카드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부한마켓은 대부분의 상품을 타코마 부한마켓 본점에서 공급 받지만 육류와 채소는 신선도 유지문제로 지역 도매상에서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추상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지만 배고픈 세대를 살아온 김용도 사장의 아메리칸 드림은 가족끼리 배곯지 않고 늘 얼굴 마주보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평범하고 소박한 꿈일 뿐이다. /한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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