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태풍 같은 자연재해, 혹은 테러리스트 공격도 아닌 이유로 지난 1일,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시의 고속도로 다리가 내려앉으며 인명피해를 냈다. 주정부 교통국은 작년부터 그 다리의 노면 보수공사를 시작했지만 막상 근본적 골격구조 수리작업은 손을 쓰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검열에서 여러 번 경고를 받았지만, 겉보기에 견고해 보여 속병이 난 것을 간과한 것이다.
미국 토목기사 협회는 전국의 도로, 교량, 하수도, 철도 등 12항목의 기반구조(infrastructure)를 조사한 결과D점수를 주었다. 전국 다리의 ¼이 구조적 결함이 있거나 제구실을 못하고 있고, 40~50년 전에 설계되어 건설된 다리들은 근래에 등장한 SUV같이 무거운 차량을 견디지 못한다는 이유다. 특히, 교량이나 하수도는 대형사고가 나기 전에는 각별히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리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구조적 내구성(耐久性)에 대한 무관심이 이번 참사를 부른 것이다.
구조적 내구성의 중요성은 다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에서도, 겉으로 들어나는 노면 보수공사에 해당하는 학교성적, 표준시험 성적, 교내외 활동 등에는 각별히 신경을 쓰지만, 보이지 않는 골격 구조에 비유되는 개인의 적성, 성격, 취향을 개발하고 수리하는 데는 인색하다.
그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대학지원 과정의 인터뷰에서, 우리 대학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으며, 왜 지원하고자 하나?라는 질문에 유명대학이고 학문의 명성이 높아서라고 대답하는 학생이다. 무조건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인 그들은 나는 대학 교육을 통하여 이런 저런 것을 얻고자 하고, 나의 대학을 위해 이런 저런 것을 공헌할 수 있고, 나는 이런 저런 학생이며 그리고 이 대학은 이런 저런 이유로 나와 궁합이 잘 맞는 학교이기 때문에 지원한다고 구체적으로 할 말이 없다.
그들은 고등학교까지는 우등생으로 인정 받다가 막상 대학에 가서는 맥을 못 추는 학생이다. 탁월한 지적 능력으로 대학 강의는 따라 갈지 몰라도, 사회성과 문화교양 부족으로 기름과 물이 섞이지 못하듯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대학 따로 나 따로의 따로 국밥이 된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성적과 시험점수는 대학생활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또한 그들은 벼락치기 공부비법과 쪽집게 과외편법으로 내신성적과 SAT점수를 높여 대학에 진입, 같은 방법으로 대학에서 살아남지만, 사회진출 후 성실성과 지구력 테스트 장벽 앞에 무너진다. 삶의 우선순위가 바뀐 것을 인생 후반전에 가서야 후회 한다.
노면 보수작업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요, 멍들은 근본구조에 손을 안 쓰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다리가 무너져 찾아오는 육신의 죽음은 순간만 지나면 영원한 무(無)로 남고, 언젠가 누구나 겪어야 하는 것 이기에 참을 수 있다. 하지만, 개성을 무너뜨리고 자아를 발견치 못하는 정신적 죽음은 육신이 존재하는 한 자아의식 없이 살아야 한다는 고통이 동반되기에 괴롭기 짝이 없다. 다리의 가치는 하중을 잘 견디는 내구성에 있다. 인생의 무거운 하중을 점수만 가지고 버티면 무너지는 것 또한 시간문제다.
다니엘 홍(C2 교육센터 카운슬러)
(425)672-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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