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무리 단계 주택거래도 융자 안 나와 깨지기 일쑤
‘노다운’ 옛말, 수입증명 없으면 20% 이상 다운해야
최근 쇼어라인 지역의 57만 달러짜리 아담한 주택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은 한인 최모씨는 개인 크레딧도 좋고 10% 다운페이먼트도 할 작정이었지만 융자가 나오지 않아 포기했다.
한인융자업체를 통해 주택융자를 신청한 최씨는 1차 승인은 받았지만 대출은행의 가이드라인이 더욱 까다로워지면서 이틀 후 대출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이제 다운페이먼트 없이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좋지 않은 크레딧으로도 비교적 쉽게 집장만을 할 수 있던 시절은 완전히 지나갔다.
증폭되고 있는 서브프라임 융자 파문으로 컨트리와이드 등 초대형 모기지업체가 파산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융자기준이 하루가 다르게 강화되고 있어 한인 융자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애틀 최대 한인융자업체인 퀸텟 모기지의 토니 장 대표는 20년 융자사업에 지금처럼 비즈니스 하기 어려운 상황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장 대푠는 대출은행의 융자프로그램 조건이 수시로 변경돼 고객들이 원하는 융자신청을 제대로 처리해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 여성부동산협회의 케이 김 회장은 한창 진행 중이던 거래도 은행융자가 나오지 않아 깨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 정도는 다운 페이먼트를 해야 융자가 문제없이 나오고 투자용 주택구입인 경우, 은행에서 30% 이상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한다고 귀띔했다.
확실한 수입증명이 없을 경우 크레딧이 700점이 넘더라도 20% 정도는 다운을 해야 융자가 가능하고 크레딧 점수에 따라 금리도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주택구입을 망설이게 된다는 것.
그 동안 주택경기 활황으로 수입증명 없이 사실상 노다운으로 집을 매입하는 소위 ‘묻지마 융자’가 유행했지만 지금은 서류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융자액이 41만7,000달러 이상인 주택대출을 대상으로 하는 점보론의 이자가 급등하면서 과다한 페이먼트 부담으로 주택거래 자체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인여성 윤 모씨는 벨뷰 다운타운의 2베드 콘도를 50만 달러에 구입하려고 융자업소에 알아본 결과, 20%를 다운해도 월 페이먼트가 3,000달러를 초과한다고 통보 받았다.
게다가 월 소득이 자신의 현재 수입을 훨씬 넘는 9,000달러 정도는 돼야 융자를 해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듣고 콘도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물론, 크레딧이나 다운페이 여유가 없는 사람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해 한동안 주춤하던 연방주택청(FHA)의 모기지 상품이 다시 인기다. 크레딧 확인이 필요 없고 다운페이도 3%로 낮다.
하지만 단독주택의 재융자 상한액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애틀은 32만달러 수준에 불과, 시애틀지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이 수준에 주택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내달 개학을 앞두고 이사철을 맞고 있지만 주택융자가 어려워져 새집 장만이나 보다 큰 주택으로 이사를 가려던 한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퀸텟의 장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노다운에 최고 100만달러까지도 융자가 가능했지만 올 들어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최근 한달 새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기지 부실 여파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일 재할인율을 5.75%로 0.5% 포인트 전격 인하, 융자은행의 도산을 막기 위한 긴급처방을 내렸다.
장 대표는 이전의 안정적인 상황으로 되돌아 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대출규제가 다소 완화돼 주택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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