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의 남자가 16세의 여자아이와 성관계를 갖는다면 폭력이 가해지지 않았더라도 법적인 강간행위다. 그런 자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파렴치범이다. 더군다나 그 남자가 그 나라 그 지방의 가장 유력한 종교의 여자아이의 대조모(代祖母) 집에 와서 감언이설로 아이를 꼬여 그 짓을 했다면 그의 음행은 인간 법으로도 하나님 법으로도 가증하기 짝이 없는 흉악한 범죄다. “내가 교회에서 사직하고 너와 결혼을 해서 아이들 많이 낳고 살겠다”라고 꼬였다면, 그리고 실현될 리 없는 그따위 말장난으로 그 아이가 20대가 넘도록 계속 관계를 가지면서도 교직자의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면 인간의 법에 의한 처벌만이 아니라 천벌을 받아야 마땅한 노릇이다.
자세히 쓰기도 민망스러운 윗 얘기는 파라과이의 현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가 산 페드로 지방의 가톨릭교의 주교였을 때 발생되었고 진행된 일이었다. 약 2년 전에는 둘 사이에 아들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이 현재 26세가 된 비비아나 카리요 여인이 제기한 친자확인소송 청원서에 명기되어 있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친자확인소송이 지난주에 제기되었을 때 측근을 시켜 부인하던 루고가 이번 주 월요일에는 자기가 아이의 아버지라고 TV에서 고백했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해방신학적 좌파의 후보로 루고가 가톨릭 주교직을 사직하고 대통령에 출마했던 2008년 선거기간 중에도 루고가 아이들 몇의 아버지라는 소문이 돌았었지만 정적들의 거짓비방이라고 일축했던 것이 또한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니 그는 모세의 10계명 중 제 7 계명과 제 9 계명을 뻔뻔스럽게 어긴 철면피의 위선자인 셈이다. 미국 여러 교구에서 상당수의 가톨릭 사제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어린아이들에게 성폭력을 가해 가톨릭교회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던 것처럼 루고의 부도덕한 역사가 파라과이 가톨릭교회에 큰 충격파를 가져올 것이라고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한 이상 ‘개인적인 문제’라고 두둔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얼마 전 폭스 무비 채널에서 본 ‘몬시뇨르’라는 영화를 연상시키는 사건이다. 수퍼맨 시리즈로 유명해졌지만 승마사고로 불구가 되어 고생하다가 죽은 크리스토퍼 리브가 1982년에 주연으로 나온 그 영화는 무슨 연유에서인지 흥행에는 성공을 못했다. 영화 내용 중 10분의 1이라도 사실과 가깝다면 가히 충격적이랄 수 있다. 리브의 영화 인물 존 풀라허티는 서품 받은 신부로 2차대전 중 자원해서 군인이 되어 기관총 발사도 마다않는 사람이 된다. 전쟁 후에는 미국 추기경으로 바티칸에 파견되어있는 사람의 후원을 받아 바티칸의 재정조달에 일조를 한다. 그런데 그 재정조달의 문제는 미군부대의 물건들을 불법으로 반출해서 마피아 조직을 통해 암시장에 내어놓는다는 데 있다. 그에 더해 풀라허티는 군복을 입어 수녀 후보 하나를 유혹해서 신부로서의 파계를 한다. 그의 암시장 이용을 알아낸 반대파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원자인 미국 추기경은 로마 교황에게 풀라허티를 가톨릭의 고위교직자급인 몬시뇨르로 임명되게 하는 과정에서 추기경단 내부의 파벌싸움을 느끼게 한다.
풀라허티의 부도덕함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지만 그의 스승 미국 추기경은 계속 그를 감싼다. 풀라허티가 마피아 보스에게 바티칸의 자금조달을 위해 필요하니까 그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 든 돈을 빌려달라고 하니까 보스의 대답은 내게 무엇이 돌아오느냐는 것이었다. 풀라허티의 대답은 자기가 주식 본드투자, 부동산 투자로 버는 돈의 25%를 준다니까 겨우 25%냐는 코웃음이었다. 풀라허티는 25%가 ‘깨끗한 돈’으로 둔갑하는 것이 아니냐고 대꾸한다. 마피아 보스가 죽을 병에 걸려 그에게 고해성사를 부탁하니까 “당신은 지옥에 갈 사람이다”라고 하자 풀라허티에게 “당신이 내 뒤에서 멀지 않다”라고 응수한다.
교직자들의 가증한 위선이 하나님께 불명예를 돌리는 일이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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