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봉우리가 높을수록 계곡도 깊다. 높이 올라갈수록 깊이 떨어질 길도 먼 것이다. 화려한 대통령의 권세를 5년간 누려도 임기 후 1년 만에 검찰에 소환되어 부정부패 탐색전에 수 백 가지 증거와 의혹을 13시간 동안 감수한 사건은 국치이지 않을 수 없다.
죄를 지으면 갚아야 하는 법치국가가 아니던가. 지난 4월30일은 그래서 국민들의 부끄러운 날이다. 세계적인 시선이 뇌물 받은 대통령의 끌려가는 버스와 검찰청사의 11층 조사실로 집중되었다. 천여 명 국내외 기자들 중엔 일본 기자 10여 명도 특종을 다투었다.
정치철학이 발달한 인도 남부의 타밀나두 지역에 왕의 임기가 끝나면 목을 쳐서 죽여버리는 전통이 있었다. 임기 종말은 12년이고, 온 백성은 축제로 마감을 장식할 때 왕은 스스로 코, 귀, 입을 베어내고 마지막엔 목을 벤다. 왕위 후계자는 그 광경을 두 눈 앞에서 지켜보아야만 하였다. 왕은 종일뿐이며 충복이라고 영국 고전 ‘황금가지’를 인류학자 프레이저가 나라의 주인은 결국 백성이라고 저술했다.
순국선열들과 국제연합기구를 통하여 대한 독립국가는 동방예의지국을 자부해왔다. 해외동포들도 조국독립으로 가슴을 펼 수 있었다. 통치이념과 정치철학이 미국을 얕볼 정도였으나 통치권자들마다 임기 말이면 처벌을 받아야하는 풍토가 난감하다.
독립한지 60여 년 동안 경제발전은 이루었으나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모르고 윤리와 도덕은 사라졌다. ‘잘살아보세’는 ‘올바로 사세’를 무시한채 희망은 야욕에 불타버리고, 실력보다는 모방에 취했고, 성공은 돈에 녹아버렸다. 부패정치인들은 달콤한 말로 국민을 호도해왔고 위선과 독선으로 반국가적인 허상으로 나라를 망쳐왔다.
국가 통수권자가 백성을 무시하거나 우롱하는 실상은 법치국가서 용납될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백성들을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배운 자’와 ‘못 배운 자’로 가르고, 자신을 ‘없는 자’의 대표로 주장하면서 ‘있는 자’의 부패와 타락을 공격해왔다. 그런 공직자가 뇌물, 고급시계 선물 등을 받았다는 보도다. 한 때의 대통령이 13시간에 달하는 밤샘 수사 동안 300요 개의 질문 항목에 사과보다는 결백을 고집하며, 증거제시에는 ‘아내가 한 일’로 밀어붙이고 있으니 분개를 금치 못한다.
노무현 정치는 나만 깨끗하고 이상적이라는 ‘위선 정치’로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말로 시작해서 헛말로 마감한 정치 문화의 소산으로 보여진다.
미국 연방 공무원들의 선서식은 도덕강령으로 공직사회의 엄중한 중립성과 강화를 절대 기준으로 강조한다. 해외교포들의 구겨진 코리안 위상은 피해가 막심하다. 왕도 죽임을 당할 수 있고 공무원도 역적이 될 수 있다는 국가 방위태세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민초가 숨 쉴 수 있는 민주국가는 이래서 소중한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비리와 뇌물수수사건은 국가발전의 성장통으로 고질병의 치유이길 바라고 싶다. 한국정치의 새로운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역사 앞에 바로 서는 대통령의 자세가 기대된다. 우수한 민족(유권자)는 훌륭한 자질이 있어야 한다. 정치가의 자질 3대 요건은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AQ(역경지수)라고 말한다.
추락한 국가 위상, 세계적인 망신을 떨쳐버릴 수 있기 바란다. 냉철한 정신으로 성숙한 문화수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바란다. 역사 민족은 승리한다. 세계경쟁서 코리아는 챔피언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치졸한 정치가나 양면성 있는 정치가에 속지 말고 우직한 애국자를 찾자. 썩은 가지는 치고, 새 꽃잎을 키워보자. 산봉우리에도 진달래는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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