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이 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 인간의 죽음 앞에, 대통령의 자리를 지키던 자신의 삶을 조국의 땅 아래 던져버린 한 생명의 마지막 결단 앞에, 뜬 눈으로 가슴앓이 한 이들이 어찌 나 뿐이었겠는가.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그리운 고향 조국 대한민국의 전임 대통령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으며 마지막 남긴 말이다. 그 안에 담긴 슬픔의 여운은 영혼의 눈물이 되어 내 가슴에 흐른다. 연약한 모습일 수밖에 없는 우리 인간의 실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인간 노무현의 인생의 여정을 마감하는 고뇌 속에 한 가닥 연민을 보낸다.
그러나 4,700만 국민의 삶 속에 다가갔던 대통령이었던 그가 보일 수 있는 마지막 결단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것일 수밖에 없었는지 솟구치는 안타까움은 눈앞을 흐린다.
노무현 대통령, 그는 보통사람이라고 했다. 그가 사랑한다는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보통사람으로 살아가며 힘들어 도피하고 싶은 어려운 순간에도 삶과 마주쳐 나가는 그들의 세상에 민주와 자유과 평등이 꽃피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보통사람 대통령은 ‘특별한 사람’의 이름을 남기고 떠나 가버렸다.
큰 집 지니고 자연을 벗 삼으며 전임 대통령의 관저를 찾는 관광객을 시간제로 맞는 인기 있는 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되지 못하고 앞으로의 그의 여생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죽음을 택하였다면 그는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었는가.
소위 그가 투쟁했다는 민권의 보호막이 필요한 가족의 끼니를 걱정하며 하루하루의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많은 어려운 국민들은 그의 권력 투쟁의 이용가치 밖에 없었단 말인가? 그의 남은 여생 그가 품었던 정의로운 투쟁의 밀알의 근원인 그의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자신이 저지른 연약한 인간의 실수라면 그것마저 사죄하며 아름다운 동행의 힘이 되어줄 수는 없었단 말인가?
진정한 지도자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두 갈래의 마음이 되어 오늘도 눈물 흘린다. 참된 정권을 실현하려 불의에 저항하며 자신의 몸을 바쳤다고 믿는 지도자를 잃은 슬픔과, 서민을 우롱한 비겁한 지도자의 비극으로 끝나버린 대한민국의 비운의 역사를 슬퍼하는 갈라진 마음이 되어있다.
우리의 가슴에 흐르는 눈물이 진정 우리의 삶을, 우리의 대한민국을,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키기에 혼신하는 영의 눈물이라면 그 끝은 진정한 아름다움의 대열에 결단코 나아갈 것이다. 누군가가 그의 삶을 참된 정권을 이루는 조국을 위해 던지었든지 그 자신의 고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든지 그의 가족의 개인적 유익을 위해 버렸든지 삶의 진정한 진리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그 완성을 향한 ‘생명의 삶’은 살아 세워질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어디에 서 있는가? 자연의 한조각 양쪽 끝에 삶과 죽음의 신비를 부여잡고 그것의 하나를 만드는 막힌 담을 허는 자의 모습으로 서 있는가? 우리는 아직도 담이라는 자신의 방패를 쌓으며 싸울 힘을 움켜쥐고 서 있는가?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와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에베소서 2:13-14)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영이 살아서 세워져 갈 때 삶과 죽음은 영원한 삶의 한 조각이 되겠지만 우리의 영이 죽어가는 삶을 하고 있다면 삶과 죽음은 영원한 죽음의 한 조각이 되는 것이리라.
한겨레의 믿음 안에 세워질 나라의 소망이 있기에 보듬지 못한 사랑에 오열하는 낯선 얼굴들 위에 이제는 투명하게 살아있는 하나 됨의 시선이 빛을 발하기를 소원합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고국 한반도의 평안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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