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H여행사의 도움으로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무엇보다도 그 공원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던 진한 감동, 규칙적으로 뜨거운 물줄기가 솟구치는가 하면, 펄펄 끓는 진흙탕 등 지구의 역동적이고 활기찬 모습, 살아서 숨쉬는 모습을 강하게 느꼈다고 하겠다. 또한 지구 표면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역동적 힘의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얼음의 무게로 깊은 계곡을 생성시키고, 암벽을 때려 부수고 쪼개며, 또한 바위 덩어리와 흙을 휩쓸어 이동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위력적인 물은 물론 생명의 필수 조건이다. 물 없이는 생명의 존재란 불가능하므로, 다른 천체의 생명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물이 흘렀던 흔적을 탐사한다. 지구 표면의 70%가 물로 덮였다는데, 물이 사람 몸의 70%를 차지하는 것은 혹시 상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
물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풍부한 이곳에 살면서 이렇게 필수적인 물의 고마움을 느끼며 살기는 힘들다. 수도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기에 청구서를 자세히 보니 하루에 평균 약 320갤런의 물을 소비한 계산이 나온다.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 지구의 여러 곳에서는 기본 생존을 위해 물 때문에 마음 졸이는 곳이 많다. 네팔의 H 선교사는 그곳 물 사정이 나쁠 때는 2주에 2시간 정도 나오는 수돗물, 그것도 얄밉게 졸졸 흐르는 물로 식수를 해결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 가나의 K 선교사는 농사철에 비가 내리도록 간곡한 기도부탁을 한다. 제때에 비가 내리지 않아 온 부족이 굶주린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목마름을 시원한 물로 해소할 때면 가끔 생각나는 분이 있다. 화가 P 선생은 자동차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되었는데, 화장실에서 혼자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불평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둔부에 욕창이 심할 때면 엎드려 식사를 하시며 이렇게 개처럼 살게 되었다고 슬프게 자조의 말을 하던 분이다. 돌아가시기 바로 전에 병원을 찾았는데, 코와 입에 연결된 각종 호스와 튜브 때문에 글로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 가장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여쭈어 보니, 시원한 물 한 대접 벌컥 벌컥 마셨으면 소원이 없겠다 했다. 이분은 결국 그 쉬운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목마를 때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물 한 잔에도 감사한 것이 언제인가?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라고 하는데, 이 말은 우리의 의지적 사고를 요구한다. 유대인의 인생교본 탈무드에도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시원한 물 한잔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해 지기도 쉬울 것이다. 그러나 내가 목마르지 않는 것에 감사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다른 사람의 목마름에, 고통과 시련에도 민감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단지 육신의 갈증뿐만 아니라, 더욱 본질적 문제인 영혼의 목마름, 다시 말해 인생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알지 못해 이 어두운 세상을 애타게 방황하는 영혼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살고 싶다. 얼마 전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말씀했다는데, 성경의 야고보서 기자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영혼의 목마름을 영원히 해결하시는 생수의 근원인 그분을 만난 기독교인들이라면, 영혼의 갈증으로 인해 오늘도 허우적거리는 영혼들에게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분을 당연히 소개하며 살아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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