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 황제 푸이(10월 17일자 오피니언)’라는 글을 읽고 왠지 답답한 마음이 들어 글을 쓴다.
글은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삶을 통해 중국의 거대함과 한반도와의 역사를 말했다.
세계로 뻗쳐나가는 거대한 나라 중국은 앞으로도 세계를 주름잡을 것이며,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작은 영토를 가진 민족으로 중국에 종속되었을 때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글쓴이의 역사관을 보고 슬픔을 금할 수가 없었다.
글쓴이는 고구려는 어쩌면 중국의 변방국이다라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 이것은 현재 중국 사람들이 말하는 “동북 공정”이라는 생각과 하등의 차이도 없다. 동북공정에 따르면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의 제후국으로 중국의 한 일원이었다.
중국은 고대로부터 우리민족 부르기를 “동이족”이라고 부르며 자기들과 분명한 선을 긋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맞서 우리의 선조들은 중국인들을 “서토인”이라 불러 모든 나라의 중심이라는 단어인 중국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중국 역사서의 근본이라 부르는 사마천의 “사기”에는 중국의 황제 헌원과 동이족의 제왕 치우와의 전투를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 결말이야 어떠하든 그들은 우리민족의 시조인 동이족을 황하족인 중국과 별개의 민족으로 구분하고 있다는 말이다.
중국 한나라 때 지어진 ‘설문’이란 고대 사전에는 동이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동이는 큰 활을 가진 이, 혹은 어질인 이로 해석을 한다. 우리는 흔히 오랑캐 이로 부르며 스스로 오랑캐의 민족이라고 말했지만 고대 중국인들이 바라보는 동이족은 큰 활을 가진 어진이들이 사는 곳 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중국의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예와 도가 행해지는 동방에서 살고 싶다.” 여기에서 “동방지 예의지국”이란 말이 나온 것이다.
중국의 동방은 그 당시 고조선이었으며 문화가 중국보다 앞섰음을 알 수 있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중국보다 미천하게 사는 고조선이었다면 어이 하여 공자가 이런 한탄을 하였는지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공자의 뒤를 이은 맹자는 요순시대(중국인들이 원하는 태평성대시대)의 순임금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순임금은 제풍에서 태어나고 부하로 이사하시고 명조에서 죽으시니 제풍, 부하, 명조는 동이족의 땅이니 그는 동이족이다.”
한국의 식민사학자들이 보는 2500년 전은 돌창과 돌도끼에서 반드시 벗어난 신석기후기 시대지만 공자와 맹자가 바라보는 그 당시의 고조선의 모습을 보면 이렇듯 충격적이다.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선조는 중국인들이 오랑캐라 부르는 여진족이었다. 그들이 명나라를 멸망시켜 청(후금) 나라를 세우고 만주땅을 조상이 일어난 신성한 곳이라 하여 중국인들에게 절대금지 지역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조선후기 대학자인 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만주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문인 산회관전까지 조선 사람들이 살고 있어 일행에게 부족함이 없었다고 술회한다.
그 당시 만주땅에는 여진족과 조선족이 같이 어울려 살았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청나라의 누루하치가 조선에 원병을 보낸다고 선조에게 도움을 주는 편지가 당도한다. 형제의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으니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청나라가 볼 적에는 조선은 형제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가 판을 치던 그 당시의 상황은 나라가 망한다 하더라도 오랑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한다. 거대한 나라 중국의 도움이 아니면 안 된다는 황당한 모습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우리들은 비록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지만 우리의 뿌리는 반드시 찾았으면 좋겠다.
한반도의 번영은 미국이나 중국에 기대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내가 부족한 것은 배우며 다른 이들과 대등한 입장을 가지지 않는 한 또 다른 사대주의자들이 판치는 모습을 볼 것이다.
이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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