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신 제조 시스템이 낙후해 효능 좋은 신종플루 백신 개발이 지체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백신 생산에 사용하는 계란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백신 생산은 유정란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접종해 바이러스를 키운 뒤 독성을 제거한 바이러스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 방식은 백신 개발에서 생산까지 6~8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결과도 쉽게 예측할 수 없고, 유정란 한 개 당 1~3회 접종분의 백신밖에 생산되지 않아 대량생산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제약 회사들은 이 때문에 개나 원숭이 등의 체세포를 이용해 더 손쉽게 백신을 생산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 정부의 지원이 충분하지 못한 데다 백신의 가격이 비교적 낮다는 점이 새로운 백신 개발.생산법 연구를 가로막고 있다.
2006년 미 연방 정부는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업체 6곳에 13억 달러를 지원했다.
스위스 제약 회사인 노바티스는 독일 공장에서 개의 콩팥 세포를 활용해 만든 백신을 유럽과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24일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도 6개월 동안 1억5천만명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장을 완공했다.
그러나 이 공장은 2011년까지는 백신 생산을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포를 활용한 백신이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고 해도 장기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조 기간이 몇 주 단축되기는 하겠지만 사전 검사 등에 여전히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방식 대신 바이러스성 유전자(DNA)를 활용해 면역 반응을 이끌어 내는 단백질을 신속하게 대량 생산하는 기술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프로틴 사이언시스 사(社)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곤충 바이러스에서 인플루엔자 유전자를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든 백신 판매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백신 생산 기간을 단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편적 백신(universal vaccine)을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된다고 지적했다. 매년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가 돌더라도 효과를 낼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이와 함께 연방 정부도 백신 제조 업체에 초과 생산 분량을 구매해주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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