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가을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다. 나뭇가지마다 매달린 물방울은 마치 예쁜 수정 구슬을 줄줄이 꿰놓은 듯 아름답고, 비에 젖어 번득거리는 아스팔트길엔 질펀하게 오색낙엽이 흐줄그레한 모습으로 측은하게 깔려있다.
외출하기위해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조용하던 빗소리가 후두득 차체를 마구 두드리며 요란하게 내리고 있다. 앞 유리창의 와이퍼가 세차게 좌우로 움직이며 빗줄기를 닦아대지만 뿌옇게 끼는 습기를 제거하느라 에어컨도 켜놓고 천천히 달려간다.
일주일전 함께 산행을 즐겼던 삼총사라 불리는 세친구들이 한 번도 빠진 적인 없는 모임에 불참이라니 놀랍게도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이다. 세찬 빗줄기에 마주 오는 차와 충돌하여 운전자와 운전자 옆 좌석분은 안전벨트와 에어백 방어로 무사했는데 뒤에 앉았던 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심하게 다쳤다니 어쩌면 좋은가. 열 두발을 꿰매는 머리상처와 목뼈 일 곱개의 부상으로 수술 후 기부스 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기막힌 교통사고.
빠른 회복을 기대하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우리 삶의 여정을 깊이 생각케 한다. 몇 년 전 퇴근길에 하이웨이가 꽉 막혀 조금가다 쉬고 연속 가다 쉬고를 반복하다 잠깐 한눈을 팔았나(?) 앞차를 심하게 박치기를 해 얼마나 황당했던지 잠시잠깐의 실수로 차 앞부분이 몽땅 깨지고 경찰이 오고 티켓을 받고 토잉차에 실려가는 내차를 보고 발을 구르던 그날은 상대방도 나도 다행이도 몸의 이상은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30여 년 전 하나님의 은총이 아니었으면 오늘날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 같은 대형교통사고를 겪은 일을 잊지 못한다. 알코올에 취한 십대 운전자가 내 옆 차선에서 나란히 달리다. 별안간 유(U)턴을 하며 내차를 들이받는 엄청난 교통사고. 남편은 1살, 5살의 어린 딸들과 집에 있다 아내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와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달려온 911 앰뷸런스 구급대원들의 신속한 보호 속에 의식 잃고 실려가는 내 모습을 지켜보며 너무 놀래서 심장이 멎어 버릴 것 같았다던 남편.
엑스레이와 MRI를 찍고 밤새 병원신세를 지고 어쩌면 그 엄청난 사고에서도 큰 다침 없이 무사하게 퇴원한날 우리가족은 감사기도 드리며 얼마나 울었던지.
교통사고란 예고 없이 내가 잘해도 또 상대편의 실수로 순간적이기에 언제나 긴장을 늦추어선 안 된다. 운전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눈팔지 말고 앞을 똑바로 보면서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 시야가 좁아져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나 비오는 날이면 아스팔트길에 기폭이 생겨 미끄러질 확률이 많으며 빗줄기가 시야를 방해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조급하게 시간 맞추는 운전은 금물이다. 시간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천천히 속도 한계를 지키며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불행을 막기 위해서 되도록이면 밤 운전은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겨울을 앞두고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더욱 운전에 조심 또 조심 긴장을 늦추지 않는 우리 모두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반드시 안전벨트를 하고 날마다 모범 운전자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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