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16일은 우리 민족의 큰 은인이요 스승이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 정유왜란의 마지막 큰 싸움이었던 노량해전에서 적탄에 맞아 장렬히 전사하신 전몰일이다.
1545년 4월 28일(음력 3월 8일) 서울 중구 인현동, 당시 지명 ‘건천동’에서 태어나시고 1598년 12월 16일(음력 11월 19일) 노량 바다에서 전사하셔서 그 수(壽)가 세종대왕, 제갈량과 똑 같은 54년이니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어진이의 운명적 수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충무공의 탄신일은 우리 국민에게 제법 알려져 있고 또 해마다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12월 16일 전몰일은 잊혀진 날짜가 되어버려 안타깝게 생각된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충무공의 경우, 탄신일 보다는 전몰일을 더 힘주어 기념해야 옳다고 본다. 그 이유는 예수, 불타, 공자와 같은 성인(聖人) 또는 사상가인 경우는 출생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충무공의 경우는 극히 평범하게 태어나시어 치열한 자기 수련을 거쳐 사회적 국가적 공헌을 이룩하는 도중에 전사하셨기 때문에 ‘전사일’에 의미를 더 두는 것이 사리에 합당하다는 뜻이다.
그러면 세종대왕과 더불어 한국의 두 빼어난 위인으로 민족의 지극한 숭앙을 받으시는 충무공께서는 어떠한 생각으로 어떻게 사셨기에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르셨을까? 이를 살펴서 오늘을 바로 사는 지혜와 교훈으로 삼는 일도 우리의 할 일일 것이다.
필자는 이순신을 다시 공부하면서 주로 충무공의 친필 기록인 난중일기, 공식 전황보고서 철인 임진장초, 공사(公私) 편지 모음인 서간첩을 통하여 공의 생각읽기와 공무처리방식 알아보기에 주력하여 나름대로 “아! 이순신, 바로 이런 분이셨구나”하는 정립된 견해를 갖고 있지만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현인의 생각을 어찌 장담하고 말할 수 있겠는가? 오직 필자의 견해일 뿐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먼저 구하는 바이다.
이순신의 판단을 가름하는 두 기준은, 더 많은 사람을 위해주는 대의(大義)주의와 본래의 취지를 충실하게 고려하는 대의(大意)주의라고 생각한다.
공께서는 이 두 기준을 바탕으로 사물과 사건을 거침없이 명쾌하게 판단하시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셨다고 보여진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하는 능률적 의사 결정방식의 표본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교훈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 대의주의란, 사안을 비교 판단할 때 어느 것이 더 큰 국가적, 국민적 이익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다수인의 이익을 도모하는 기준이며 대의(大意)주의란 어느 문구의 해석에 있어 문자적 해석보다는 그 규정의 본 뜻을 살려 해석 시행하는 자세를 이름이다.
공의 실례를 들어보면, 나라를 위해 가정을 돌보지 못하셨으며 지극한 효자이셨음에도 하루 뱃길 거리에 계신 80 노모를 3년이나 뵙지 못했다.
공에게는 백성이 임금보다 더 큰 대의(大義)였다. 그러므로 무고한 수만명 군사(백성)들을 몰살시킬 선조임금의 무모한 부산 출전명령을 거부하고 통제사직에서 해임 구속되는 길을 택하셨다. 국민의 안위를 가장 귀하게 여겨 자기 개인을 기꺼이 저버리는 이 마음가짐으로 인해 필자는 이순신을 ‘칼을 든 성자요 조선의 민주주의자’라고 단정한다.
임진왜란 발발 당시 조선의 방위체제는 제승방략(制勝方略)이라는 지역 분할 방어체제로 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전라좌수사는 책임상 전라도 해안만 방어하면 되었지만 “나라가 망하는데 전라도 경상도가 어찌 따로 있겠는가” 하시며 일부 부하 장수들의 반대를 뿌리치시고 임금께 상주하고 경상도 출전을 감행하셨던 것이다. 이것이 공의 대의(大意)주의의 표본이다.
충무공 전몰일을 맞아, 우리도 이제부터는 크고 작은 책임을 맡은 지도자들이 충무공과 같이 더 많은 사람을 위하는 대의위주의 단순 명쾌한 의사 결정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며 선과 의를 앞세워 법과 원칙을 힘써 실행하는 새로운 각오로 한껏 격이 높은 국민과 동포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내원
이순신 숭모인
재미한국학교혐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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