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자살 ‘충격’..참정권 시대 ‘기대’
2009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뉴욕 한인사회는 올 한해도 기쁨과 감동, 고통과 절망으로 점철된 격변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터진 월스트릿발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경기 침체’라는 깊은 홍역을 앓아야 했다. 더욱이 경제난 가중으로 자살사건과 계파동 사건 등 연이은 악재가 발생하면서 한인사회 전체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신종플루 확산으로 불안에 떨었으며,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애도의 물결을 이뤘다. 이 같은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올해 뉴욕시 선거 기간 보여줬던 한인 정치인 배출에 대한 동포사회의 뜨거운 열기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또 한국발 재외국민선거법 제정과 복수국적 허용안 추진은 동포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으며, 올해부터 맨하탄 아메리카애비뉴 시대를 새롭게 열어젖힌 코리안퍼레이드의 성공적 개최는 한인사회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주류사회에 유감없이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본보는 다사다난했던 2009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뉴욕한인사회 10대 뉴스’를 선정했다.<김노열 기자>
■ 뉴욕한인 선출직 정치인 탄생 무산
2009 뉴욕시의원 선거는 올해 한인사회의 가슴을 뛰게 한 빅이슈였다. 능력과 자질을 갖춘 정승진·존 최 제20지구 후보와 케빈 김 제19지구 후보, 제1지구 PJ 김 후보 등이 한꺼번에 출마하면서 뉴욕시 첫 한인 정치인 배출을 위한 50여년의 항해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본 선거에 유일하게 진출한 케빈 김 후보를 비롯 4명의 후보 모두가 석패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 오바마 취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월20일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의 취임은 다민족 사회인 미국 사회의 진정한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었다. 그러나 대중적인 지지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과 아프간 전쟁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연이은 자살
한인들의 자살이 급증하면서 전체 한인사회의 문제로 대두됐다. 장기불황으로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생활고와 처지를 비관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것을 가장 큰 요인이었다. 베이사이드 부부 분신자살 사건(사진) 등 사업실패, 가정불화, 빈곤 등으로 우울증을 겪다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한인들이 잇따랐다. 그 중에는 부부 방화 자살과 동반 자살까지 발생해 한인사회에 충격을 던져 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장의사와 단체들은 자살방지 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생명의 핫라인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괄이민개혁안 마침내 상정
1,200만 불법체류자들의 합법신분 부여를 골자로 한 포괄이민개혁법안이 연방하원에 공식 상정돼 본격에 논의에 들어갔다. 당초 연내 성사가 목표였던 이민개혁안은 상·하원의 법안 조율 과정만 남겨 놓은 의료보험개혁안 논의에 밀려 지연돼오다 내년 3월 성사를 목표로 지난 15일 하원에 상정됐다. 상원도 내달 중 이민개혁안을 상정할 예정으로 2010년도 연방의회의 최대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민권센터와 뉴욕이민자연맹 등 이민자 옹호단체들은 이에 앞서 포괄적이민개혁법안의 조속한 상정을 위한 촉구 캠페인을 벌여왔다.
■재외동포 참정권 회복, 복수국적 허용 추진
한국 국회는 지난 2월 재외국민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해외동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참정권이 회복되는 쾌거가 이뤄졌다. 재외국민선거는 2012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재외국민선거법은 우편투표 불허, 선거유세 제한 등 여러 가지 허점이 지적되면서 절름발이 참정권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와함께 복수국적 허
용도 추진 중으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 신종플루 감염 한인사회 비상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플루(H1N1)의 공포는 뉴욕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뉴욕지역에서 집단감염 증상과 확진 환자가 증가하면서 휴교를 하는 학교가 급증했고 발발 초기 돼지독감이라는 이름으로 인해 식품업계 등은 돼지 관련 제품의 판매 저조로 이어지며 큰 홍역을 치렀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로 인해 각 병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후 신종독감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한인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치열했던 뉴욕한인회장 선거
지난 3월 실시된 제31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역대 최대규모인 1만5,000명이 넘는 동포 유권자들이 참여하는 폭발적 관심속에 실시, 뉴욕한인회 선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선거 바로 전날 2개면에 걸쳐 대서특필돼 소개될 정도로 주류사회와 타민족 커뮤니티에도 큰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다. 또 사상 처음 뉴저지에 투표소가 설치돼 2,000명이 넘는 뉴저지 동포가 참여한 것도 올 한인회장선거의 특기할 만한 일이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애도 물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서거한데 이어 8월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뉴욕한인사회는 한해 두명의 전직 대통령을 보낸 데 에 대한 슬픔과 충격 속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특히 갑작스럽게 투신자살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애도물결(사진)은 장례기간 내내 이어지면서 뉴욕과 뉴저지 일원에 설치된 분향소에 수 천명의 인파가 조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최악의 경기침체
지난해 월스트릿발 경제 위기는 올해에도 지속되면서 미국 경제 전반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한인사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인경제는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불황을 경험했다. 한인 가계는 갈수록 팍팍해졌고, 점포 폐업은 곳곳에서 속출했으며 실업자들도 잇따랐다. 이로 인해 한동안 잠잠했던 대형 계파동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한인사회에 불신풍조 마저 확산시켰다.
■코리안퍼레이드, ‘아메리카 애비뉴 시대’ 활짝
맨하탄 한복판에서 펼쳐진 제29회 코리안퍼레이드는 130여개 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1980년 첫 걸음을 뗀 이래 브로드웨이를 행진해온 코리안퍼레이드는 특히 올해부터 ‘아메리카 애비뉴’(Avenue of the Americas)로 장소를 이동, 미 주류사회를 향한 한인들의 힘찬 도전의 역사를 새롭게 열었다. 더욱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을 비롯 존 리우 감사원장 당선자, 크리스틴 퀸 시의장 등 거물 정치인들이 참석해 한인사회의 높아진 위상과 정치력을 반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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