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먼저 모범 보여야
가정도 사회도 밝아진다
새해 새 출발을 다지는 뉴욕·뉴저지 한인사회 곳곳마다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불경기의 장기화로 심신이 지친 한인들의 새해 소망과 결심은 대부분 ‘돈’과 연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 자녀들을 풍족한 환경에서 양육하더라도 존경받지 못하는 부모라면 모든 것이 물거품일 뿐이다. 이에 본보는 한인사회가 밝은 미래를 보장받으려면 우선 1.5·2세에게 존경받는 1세가 돼야 한다는 연중기획 캠페인을 전개한다. 1.5·2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1세가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존경받는 1세의 모범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존경받는 1세상을 정립해나가자는 취지다.
“엄마아빠가 먼저 모범을 보여주세요!”
미국 문화에 훨씬 익숙한 한인 1.5·2세들이 1세 부모에게 전하는 외침은 크게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된다. 부모도 실천하지 못하는 일들을 자녀들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모순,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대신 자녀를 앞세운 역할전환으로 짊어져야 하는 심리적 부담감, 타인종과 더불어 사는 환경 속에서 남에 대한 배려와 예절 의식 결여, 자녀교육이라면 구체적인 이유도 모른 채 무조건 다른 사람 따라하는 모방행동 등이 대표적이다.
미주한인청소년재단(회장 김현중)의 김미정 사무차장은 “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미성년의 나이에 부모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하는 한인 청소년들이 상당수”라고 밝혔다. 한인 1세 부모들은 영어만 잘하면 부모를 대신해 자녀들이 무슨 일이든 해결사 노릇을 해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한인 1.5·2세 청소년들은 이는 영어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사회경험에서 오는 문제라는 큰 시각차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자녀에게는 스스로 모든 일에 도전하는 정신을 길러야 한다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부모들은 영어부족을 핑계 삼아 공과금 납부에서부터 은행이나 우체국 업무 등 일상생활과 연관된 작은 일조차 자녀에게 의존하려는 모습에서 실망감만 얻게 된다고.
그런가하면 타인종과 어울린 공간에서 함부로 비하발언을 내뱉는 모습도 1.5·2세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어 욕설이나 비속어를 알아듣는 타인종이 많은 것을 망각한 채 가게에 흑인 손님이 들어오면 아예 도둑 취급하며 “얘” “재”를 넘어서 욕설 섞인 호칭으로 의심부터 하는 행동, 한국어를 알아듣는지도 모른 채 타인종 면전에서 막말을 하며 비하하는 부끄러운 언어예절 등도 1세들이 1.5·2세들에게 비난 받는 문제 행동들이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은 “특히 한인 1세의 성급함을 1.5·2세가 가장 싫어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디를 가든 서비스를 의뢰하고는 느긋이 기다리지 못하고 묻고 또 묻고 재촉하고 원하는 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얼굴 가득 짜증을 확연히 드러내는 모습이 주변의 타인종에게 들킬까봐 조마조마해 하고 때론 수치스럽게 느끼기도 한다고. 최 회장은 “존경받는 1세가 되려면 미국 문화를 배우려는 1세들의 강한 의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주 한인들에게 미 주류사회 및 이웃하는 소수계 인종은 더불어 살아야하는 운명공동체다. 한인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1.5·2세에게 존경받아 밝은 한인사회 미래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1세들이 개선해야 할 점이나 우수 모범사례에 관한 한인사회의 제보를 당부한다. ▲e-메일: ktnyedit@gmail.com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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