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문.교수들, 지난 4일 뇌종양으로 사망한 이진씨 애도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다트머스칼리지가 뇌종양으로 사망한 동문인 한인 알렉산드라 이(24·사진·한국명 이진)씨의 추모 열기로 가득하다.
학교 웹사이트에는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이달 4일 세상을 떠난 이씨와 나눴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고 대학 재학시절과 졸업 후 이씨의 열정적인 삶을 칭송하는 교직원과 동문들의 추모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0일자로 보스턴 글로브에 실린 부고에도 동문들이 이씨의 뛰어난 재능과 학식, 남을 배려하고 돕는 훌륭한 인품을 높이 기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댓글을 올리고 있다.
대학 총장 장학생으로 역사학을 전공하고 2007년 우등생으로 졸업한 이씨가 뇌종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것은 지난해 6월. 힘든 투병생활 중에도 이씨는 대학시절 회장을 지냈던 ‘큰형큰누나(BBBS) 프로그램’에서 졸업 후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보스턴 지역 고교생들의 멘토 역할로 큰 본보기가 돼 왔고 개발도상국 식수지원 프로그램을 위한 기금모금 활동도 활발히 펼쳐왔다. 보스턴의 마케팅 에이전시(디지타스)에서 전략분석가로 일했던 재원인 이씨는 투병 중에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며 올 가을 경영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던 터라 주위의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역사학과 로널드 에즈포스 교수는 “이씨는 내가 대학 강단에 서왔던 17년간 만난 수많은 제자 중에서 톱 3에 꼽을만한 훌륭한 제자였다. 그는 마치 ‘빛나는 별’과 같았다”며 이씨를 추모했다.
이씨의 어머니 이선희씨는 11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사망 일주일전 딸이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며 24년간 좋은 사람들과 만나 많은 사랑을 받고 살 수 있어서 감사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마침 성탄절 휴가를 이용해 병문안 왔던 수많은 친구들이 딸을 위해 파티를 열며 기쁜 마음으로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해줘 가족들이 가슴 뭉클했었다고.
이선희씨는 “위로 오빠 3명을 두고 내 나이 40세에 얻은 막내딸을 이렇게 보내게 돼 가슴 아프지만 학교와 지인들이 이처럼 딸을 추모해주니 딸이 살아온 짧은 24년의 인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그저 감사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는 이씨의 장례식은 16일 그의 고향인 미시건 디트로이트에서 열릴 예정이며 3월에는 이씨가 생전에 머물렀던 보스턴에서 별도의 추모 예식이 예정돼 있다. 유가족들은 이씨 장례식에 조화는 사양하고 대신 매사추세츠병원 노스쇼어 암센터로 지원될 기부금을 접수 받기로 해 평소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열정적이었던 이씨의 높은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혀 더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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