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란 말을 듣기만 해도 배부른 배도 또 다시 배고파지게 된다. 옷을 입은 것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음식차림은 손님들을 유혹한다. 그 유혹이 지나쳐 집에 있는 손자 생각이 나서 슬그머니 바지 주머니에 쿠키라도 넣고 싶은 마음까지 갖게 한다. 푸짐한 음식에 욕심에 취하여 접시에 한가득 채워 놓고서는 먹지 못하고 그냥 남겨두고 오는 아쉬움(?)을 미련함이라고 핀잔할 수 는 없다. 우리는 ‘뷔페,’ 그 말이 어려운 프랑스 말(Buffet)이라서 제대로 발음하기도 어려워서 때로는 부패, 때로는 버페, 뷰페 등 어설프게 말하는 시골스러움도 정겹다.
뷔페식당은 뭐니 뭐니 해도 다양성과 풍성함이다.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볼 때,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음식인데도 색깔과 모양이 다를 때 본능적 욕구가 꿈틀거리게 된다. 각종 음식들은 온갖 자기를 뽐내듯이 지나가는 손님에게 손을 내밀어 자기를 가져가라고 화려하게 색깔과 향기로 유혹한다. 손님들은 단지 하나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음식을 새롭게 만나고 그 음식을 체험하게 됨으로 새로운 경험과 만족을 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뷔페식당을 지배하는 아주 중요한 음식이 있는 반면 사람들의 관심과 손이 별로 닿지 않는 그런 초라한 음식도 있다.
반대로 일반 주문식당에 가면 상황은 다르다. 먼저 메뉴판을 받아 들고 유심히 무엇을 먹을 까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야 하는 시간이 있기에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서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색한 분위기나 아니면 대화를 열기 위한 좋은 소재를 마련해 준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십니까?” “좋아 하시는 음식을 골라 보십시오”라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지 아니면 자주 만나는 사람들끼리라도 잠시 만남의 서먹함을 풀 수 있는 마음열기(ice breaker)의 소재가 된다.
음식을 주문하면 그 음식에 관해서 만큼은 집중해야 한다. 그 음식이 맛이 있든 그렇지 못하든 맛있게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식사시간은 만족스럽지 못한 아쉬운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때때로 뷔페로 다가올 때가 있고, 매운탕 한 그릇 정도가 될 때가 있다. 사는 동안에 우리는 뷔페같이 풍요로움, 그리고 많은 사람들, 그리고 많은 사건들을 경험하게 된다. 풍요로움은 인생의 복이다. 그 복이 자랑이나 교만의 방편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여유로움으로 남는다면 우리 모두 풍요로움을 누릴 것이다. 삶은 다양성이다. 사람은 모두가 다 다르다.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 어느 사람도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러면서도 각자 자기의 맛이 있고, 색깔이 있다. 그래서 조화가 된다. 이렇게 많은 세상의 사람들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넉넉함이 있어야 한다.
세상의 많은 풍요 속에 여러 가지를 체험하고 얻을 수 있는 반면 어떤 때는 오직 하나에만 매어 살 때가 있다. 마치 나무꾼에게 매여 있는 선녀처럼, 다시 돌아가지 못할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처럼 더 이상 뒤돌아 볼 수 없는 오직 한길만 가야 할 때가 있다. 그럴지라도 그 상황 속에서 행복해하며 즐기며, 맛있게 살아야 한다. 자기에게 놓인 작은 인생의 식탁, 때로는 매운탕, 된장찌개 한 그릇일지라도 웃고 감사하는 맛있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분복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 저는 그 생명의 날을 깊이 관념치 아니하리니 이는 하나님이 저의 마음의 기뻐하는 것으로 응하심이라.”(전도서5:19-20)
뷔페든지 한 그릇의 매운탕이든지 그것을 누리는 누림의 복, 이것이 우리 인생의 행복인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